자존감 훈련기 22. 뛰어들다

낮은 자존감으로 세상에 뛰어든다는 것

by JINSOL

22. 뛰어들다


'어떤 것이 건강한 마음 상태일까.'

'어떤 것이 진정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나를 사랑하는 일이 왜 필요한 것일까.'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명언, '너 자신을 알라'가 많은 의미를 품고 있듯, '너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말도 단순한 명제는 아니었다. 이 짧은 문장에 또 다른 질문들이 들기 시작했다. 떠오르는 질문들에 해답을 찾고 싶었다. 나는 각종 책을 끄집어냈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사랑한다'라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인지. 해답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현재 상태를 설명할 만한 이렇다 할 책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오롯이 '나'하나 살아가는 세계였다면, 그렇게 책을 펴놓고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도 됐겠지.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나는 평범해보이는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대한민국의 청년이었다. 남들 다 다니는 대학교 다녀야 하니깐. 대학생활을 하려면 생활비가 필요하니깐. 생활비를 벌려면 일을 해야하니깐. 그런 연쇄적이고 평범한 이유들로 세상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딱히 내 자존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사회에 나간 건 아니란 소리다.


그렇게 나는 눈을 뜨기도, 귀를 열기도 전에 세상과 부딪혀야 했다.


눈을 감고 걸어가봤는가. 분명 무언가 부딪힐 것이다. 그런것처럼 나를 사랑할 줄 모르는 상태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일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었다. 계속 해서 무언가와 부딪히는 느낌이었고, 면역력이 낮아 다친 상처가 잘 아물지도 않았다.


대학교 OT 때만해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긴장됐고,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으니깐. 동기들은 친해지기 위해 서로 다가갔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까봐' 겁이 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순간 여자애가 나를 향해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

“헐, 쟤 허벅지 좀 봐.”


나는 애써 못들은 척 했다. 왜 그런 말을 하냐며 항변할 힘도, 용기도 없었다. 나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말도 꺼내지 못했다. 외톨이가 되어갔다. 상처 받은 내 마음에 위로를 건낼 수도 없었다.


오히려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거 봐. 너가 뚱뚱한 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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