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훈련기 23. 첫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가 미친 영향

by JINSOL

첫 아르바이트

대학을 오자마자 아이들은 저마다 용돈 벌 궁리를 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자기 스스로 돈을 벌고 싶어서라든가. 아니면 학비에 도움이 돼야 된다거나. 생활비가 필요하다거나.


하지만 난 아르바이트를 하기 어려워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기 싫어하는 아이는 있어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을지 두려워 하는 아이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다들 카페나 편의점, 음식점에서 일하기도 하고, 과외를 하기도하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일을 시작했다. 나도 용돈이 부족했고 성인으로서 아르바이트를 해야했지만, 난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공부에 매진하고 싶어서? 아니면 놀고 싶어서? 힘들까봐?

내가 아르바이트 엄두를 못낸 것은 그런 이유들이 아니었다.


나는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떨어질 것 같았다. 나의 외모로 인해 나를 싫어할 것 같은 막연한 느낌을 받아서다. 근거는 없었다.

그저 사람을 응대하는 일에 날 절대 뽑아줄 리 없을 것 같았다. 괜히 면접 보러 갔다가 상처만 받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나 면접조차 시도할 생각을 못했다.

해야할 업무가 무엇인지, 잘할 수 있을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오직 외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결국 아르바이트 지원서만 넣고, 면접 자리에 나가지 못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어머니 눈치를 보며 21살까지 용돈을 달라고 해야 했다. 어머니에게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말이다.


하지만 22살 때, 어머니는 더 이상 참지 못하셨고 용돈을 끊겠다고 엄포를 놓으셨다!

큰일이 났다.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생활을 해야했다. 나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용기를 내었다.

때마침 집 앞 편의점에 야간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었다. 굳은 마음을 먹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면접날, 편의점 사장님에게 몇가지 질문을 받았다. 내 걱정과 달리 외모에 대한 건 없었다. 그저 빠릿하거나 정리정돈을 잘하냐, 오래 일할 수 있냐 정도만 물을 뿐이었다.


편의점 사장님은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를 고용했고, 그렇게 10개월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다. 반 강게적으로 시작한 아르바이트였지만 필요한 생활비를 얻을 수가 있었고 무엇보다 큰 깨달음을 얻었다.


연예인이나 승무원, 모델 같은 직종 아니고서야 돈을 버는 일에 있어서 '외모'는 (내 걱정만큼)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걸 말이다.


나는 지독한 나만의 편견과, 부정적 사고와 피해의식이 박혀 있었는데 이 아르바이트의 경험을 통해 그것들을 약하게 만들 수 있었다. 완전히 뿌리 뽑지는 못했다.


그래도 적어도 나는 무언가를 해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후로부터 나는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할 때 아르바이트 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내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주문 외우듯 반복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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