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훈련기 38. 내 얼굴과 몸이 싫어!

by JINSOL

내 얼굴과 몸이 싫어!


중학교 이후로부터는 대놓고 놀리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주위에서 나를 소재로 삼아 웃어대는 것은 느낄 수가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전학을 온 이후로부터 중학교 시절까지 난 신체검사를 하면 항상 경도비만이라고 나왔다. 키도 크고 살집도 어느 정도 있으니 동급생들과 좀 다른 느낌이었을 거다.


잘록한 허리와 늘씬하게 뻗은 허벅지와 다리. 옷소매가 헐렁하게 남게 되는 팔뚝. 보호해주고 싶은 여린 어깨. 쇄골 등은 나에게 없었다. 얼굴에는 주근깨에, 눈은 작고 쌍꺼풀이 없었다. 게다가 도수 높은 안경까지 끼고 있어 눈은 더 작아졌다. 콧대도 엄청 낮았다. 그래서 다른 애들이 안경을 끼면 코 주변에 자국이 남아있었는데 난 너무 낮아서 자국이 생기지도 않았다.


여성과 남성의 모습이 점차 달라지고 외모에 관심을 가질 시기에 나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외모에 관심 있는 아이들은 틴트와 비비를 바르고 눈에 쌍꺼풀 테이프를 붙이며 가꾸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다.


나는 내가 유별나게 뚱뚱하고 못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TV 속 연예인이나 잡지를 통해서 유행하는 옷 스타일들을 따라하던 아이들과 달리 나는 대충 몸에 맞는 헐렁하고 어두운 옷을 선택했다. 중학교 때는 스스로 공부와 성적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시기라 아이들과 어울리려 하지도 않았다. 교복만 입고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면 늘상 헐렁한 티셔츠에 바지 잠옷차림이었다.


그러다 가끔씩 소풍날이 되거나 가족과 친척끼리 외출을 하게 될 때 나는 미칠것 같았다.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고 보기 싫었다. 점차 집 앞 수퍼에 나가는 것도 싫어졌다. 배달음식을 시켰을 때, 배달원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 난 황급히 도망쳤다. 사람 앞에 나설 수가 없어서. 부끄러워서. 뚱뚱하고 못생긴 나를 보면 인상을 찌푸릴 것만 같았다.

사람들 앞에 나설 수도 없었고 얘기할 수도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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