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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 작가 Mar 01. 2020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

독서중독자의 책 이야기

 서로 다르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당연한 권리를 우리는 묵시하고 있을 뿐이다.




1. 문화적 상대주의가 가지는 큰 오류 - 차이로만 인식해서는 바뀔 수 없다


 최근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문제 중 하나가 페미니스트다. 미투 운동을 기반으로 하여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페미니스트 운동은 단순히 결혼과 출산 그리고 성에 관한 폭력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인간이 독립적으로 가질 수 있는 권한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묵살된다면 이 역시 폭력이라고 볼 수 있다.  수많은 여성인권운동가들이 주장하는 것도 여성이기 때문에 누려야 할 인권이 묵살되는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미투와 페미니스트 운동도 역시 이 범주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가부장적인 제도가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한국에서는 다문화 여성에게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진정한 여성인권운동가라면 한 번정도는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문제는 다문화주의 즉 문화적 상대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다문화라고 했을 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민자와 난민에 관해서이다. 이제는 한민족이라는 개념도 모호해지고 국가가 다른 두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한국 역시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 아닌 가정이 늘어나고 있어 이제는 한국역시 다문화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러나 다문화에 앞서 이 책에서 문화적 상대주의를 끌어들이는 이유는 이제 우리가 몰랐던 다른 나라의 여성인권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뉴스로만 들었던 이슬람국가의 여성인권문제, 인도에서 이루어지는 비윤리적인 여성문제와 아프리가 오지에서 이루어지는 문제는 다문화사회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더이상 간과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며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여성인권의 문제와 함께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 

 문화적 상대주의란 문화는 나라마다 다앙하며 나라별로 고유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어떤 문화가 더 뛰어나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화적 상대주의에 입각해서 살펴본다면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여성 학대와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동 역시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명예살인, 강제결혼, 성기절제와 같은 행동은 비윤리적이며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동이지만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라는 이유로 묵살한다면 앞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행동들에 대해서 우리는 입을 열 수 없다.  명예살인과 같은 일은 여성을 도구 또는 재산으로 보고 남성이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도구로 본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다. 여성과 아이 남성과 노인 어떤 위치에 있어도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도구로 이용될 수 없으며 이는 미국에서 이루어지던 흑인 노예와 비슷하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초경을 불결한 것으로 보고 이루어지는 여성 성기 절제가 수 많은 여성을 죽음으로 몰고 있지만 이를 문화상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인가.

 아직까지 모든 문화에서 가부장적인 제도가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이루어진 부분으로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사회가 있다면 명예살인, 강제결혼, 성기절제와 같은 일들 역시 문화적인 특성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히잡을 벗었다고 죽음을 당하는 여성들과 화장을 하지 않는다고 결혼해 아이를 가진 여자가 직장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고 눈치를 봐야하는 한국 여성들과 과연 얼마나 다를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까지 봐야만 무엇이 옳고 무엇을 먼저 해결하애할지 알 수 있는 시대에 온 것일지도 모른다.


2. 문화적 절대주의와 상대주의가 가지는 허점들 - 이 역시 가부장적인 모습이 아닐까


 문화적 상대주의가 명예살인과 같은 행위를 문화적인 차이로만 치부한다면 문화적 절대주의는 좀 더 커다란 문제점을 가진다. 한국과 다르게 유렵국가들은 난민을 먼저 받아들였다. 그러다보니 이슬람이나 아프리카 쪽 난민들이 가지는 명예살인과 같은 행동에 제재를 가할 수 밖에 없을 텐데 이를 바라보는 입장 중 하나가 문화적 절대주의다. 다른 나라 문화니 신경쓰지 말고 인정하자라는 것도 문제지만 저들은 열등하니 우리가 교정해야 한다는 주의도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프랑스와 같은 나라는 명예살인과 성기절제에 대해 법적조치를 가하고 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가질 수 없다. 

 언젠가 프랑스에서 온 학생에게 들은바로 프랑스도 보수적이고 여성과 남성이 월급에서 어느정도 차별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프랑스도 가부장적인 제도가 남아있다고 한 적이 있는데 가부장적인 형태는 역사적으로 전쟁이나 권력에 의해 남성이 힘을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여성을 억누르면서 생긴 제도이다. 한국의 경우 조선 초기까지는 어느정도 여성의 권위가 살아있었지만 조선 중기를 지나면서 가문을 위해 열녀비를 세우고 딸을 죽이는 모습은  어느정도 그 권력을 유지하려는 것과 다름이 없다 

 다문화사회에서 페미니스트를 바라보는 관점은 어떻게 세워야할까? 단순히 문화가 다르다고 봐야 하나 아니면 문명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열등한 문화이며 교정할 문화로 봐야 할까? 그렇게 본다면 여전히 여배우와 남자배우의 출연료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 역시 열등한 문화인가? 여성이기 이전에 인간이기에 받는 권리와 대우는 변하지 않는다. 엄마도 공부할 수 있고 아빠가 육아를 해도 되는 권리, 제사가 있으면 남자가 조퇴하고 제사 준비를 해도 되는 권리 아주 예민한 이 권리에 대한 문제는 문화라는 이유로 우리가 묵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김민정,김경미 엮음/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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