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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 작가 Dec 29. 2020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독서중독자의 책이야기

★  『위대한 유산』 - '위대함' 과 '신사'의 의미는 무엇일까?




1. 핍이 원하는 '신사'의 가치에 대하여 - 액자 속의 액자 이야기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액자 소설이다.  주인공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어지는 작품은 한 소녀의 성장 소설 처럼 보여지지만 액자 속의 또 다른 액자 이야기를 통해 '위대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이 있다면 액자 속의 이야기가 회상이 아닌 고백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고백은 자신의 죄에 대한 죄책감으로 나타난다. 핍을 비롯하여 비롯하여 해비샴에 이르기까지주요 인물들은 어둡고 절망적이며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이다.  

  이 작품에서 모든 사건의 시작은 핍이 한 죄수를 만나게 되면서이다. 죄수는 궁핍하고 비천하며 악의 존재이다. 훗날 자신을 도와준 핍을 위해 열심히 모은 모든 돈을 유산으로 남기지만 결국 죄수라는 그의 신분은 마지막까지 그를 비천하게 만든다.  죄수는 끊임없이 다시는 비천한 일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이 비천한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자신의 양자인 핍을 신사로 만들어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길 바란다.

 문제는 신사라는 단어와 비참한다라는 단어의 차이가 무엇이냐다. 죄수를 도와주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거짓말과 도둑질을 한 것에 대해 핍은 죄책감을 느끼고 매부를 속였다는 것에 대해 괴로움을 느낀다. 악몽을 꾸고 두려움을 느끼는 핍은 아직까지 순수하다. 그러나 에스텔라를 통해 그는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오로지 신사가 되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신사란 무엇인지 그리고 핍이 하는 공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결국 핍이 말하는 신사는 허구일 뿐이다. 반대로 죄수가 그토록 하지 않으려는 비참한 일 역시 명확하지 않는다. 

  작품은 핍을 중심으로 에스텔라의 신분에 대한 사실을 밝혀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에스텔라에 대한 핍의 사랑은 순수하다. 그러나 그가 사랑을 얻기 위해 신사가 되려는 모든 것은 거짓이고 편견이다. 에스텔라 역시 해비샴이라는 감옥에서 스스로를 망가트린다. 해비샴 역시 사랑하는사람의 배신에 의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소중한 사람을 망가트리려 한다. 

 핍을 둘러싼 환경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매부의 집과 어둡고 혼탁한 런던과 해비샴의 집으로 이루어진다. 매부와 비니는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신사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반대로 런던과 해비샴의 집은 어둡고 혼탁하지만 신분상승이라는 큰 열쇠를 지닌다. 그러나 핍이 원하는 신분상승이라는 것도 명확하지 않다.

 핍은 자신의 후원자가 누구인지 알고 에스텔라가 누구의 딸인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해비샴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또 다른 이야기는 고백과 뉘우침을 통해 결국 핍이 원하는 신사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하고 허황된 것인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핍은 여러가지 액자 속의 이야기를 빠져나와서 결국 남은 것은 매부였음을 알게 되고 진정한 유산이 무어신지 알게 되면서 진정한 신사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2. 런던의 어두운 사회와 인간의 욕망에 대하여

 『위대한 유산』의 특징 중 하나는 인간의 욕망과 어두운 사회의 모습이다. 특히 해비샴의 저택과 늪지대의 묘사를 통해 인간의 추악함에 대해 잘 드러내고 있다. 남자에게 배신당한 이후로 해비샴의 저택은 시간이 멈춰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웨딩드레스와 유령의 집과 같은 저택은 결코 이루지 못한 욕망을 벗어던지지 못한 해비샴의 모습을 잘 타나낸다. 해비샴은 자신의 욕망을 버리지 못한다. 남자에게 배신을 받은 그 이후로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그것을 에스텔라에게 대물림한다. 아름답고 오만하고 매력적인 그녀의 모습은 해비샴의 저텍과 대조를 이룬다. 생명이 없는 것이 해비샴의 모습이라면 에스텔라는 오히려 생생하게 살아있다. 죽음과 생명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 저택은 인간의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더욱 추악해지며 오만하고 교만한 모습을 잘 드러낸다.

 특히 런던의 모습은 냉정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욕망을 잘 드러내는데, 유산을 받고 핍은 런던 생활에 대한 희망을 가진다. 그러나 생각보다 누추한 여관이나 산더미처럼 늘어나는 빚은 핍이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려준다.  절망적이고 어둡고 냉정하고 이기적은 인간의 모습은 제이거스의 모습을 통해 또는 해비샴의 모습을 통해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빵을 가져다준 은혜를 잊지 못해 핍을 도와주는 죄수와 자신을 부끄러워 하는것을 알면서도 글자를 배워 핍을 기다려주는 매부는 어두운 런던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부는 무식하고 가난한 사람이며 죄수는 타락하고 악마이다. 그러나 매부와 죄수의 눈은 모두 핍의 눈을 통해 그려진다. 결국 핍은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하고 편견과 오만함으로 그들을 보는 것이다. 죄수가 핍을 신사로 만들려고 한 것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비천한 인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비천하게 만들고 터무니없게 만들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에 가난해진 핍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왜 제목이 위대한 유산이지 생각해볼 수 있다. 매부의 사랑일 수도 있고 자신의 모습을 통해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죄수일 수 도 있으며 자신의 욕망을 이루지 못해 절망하는 해비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 에스텔라와 친구가 된 핍의 모습을 통해 오만함과 편견을 벗어버리자 진정한위대한 유산이 무엇인지 볼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가 지금까지 여겨왔던 유산과 관습과 위대함에 대해 그것이 정말 진짜인지 확신할 수 있냐며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위대한유산/찰스디킨스/동서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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