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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령 Nov 26. 2022

거리마다 자잘하게 부서진 계절의 잔해

또다시 찾아온 이 미련한 계절의 문턱에 서서 겨울을 마주하다


거리마다 잘게 부서진

낙엽 부스러기들이

모래알같이 흩어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봄과 여름이여,

너 그렇게

다시 알알이 흩날리는구나


- 서령





한 줌의 재가 되어 

다시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수많은 낙엽의 잔해를 바라보며


너 떠나간 빈 나뭇가지에

또다시 태어날 귀한 생명

혹독한 추위를 견뎌낼 그 무엇

그것은 너와 나의 새 희망이며

새날을 위한 우리의 몸짓이 되리라


안녕, 나의 계절이여

꽃처럼 예뻤던 나의 모습도

연초록 매실처럼 싱그러웠던 모습도

모두 모두 안녕


다시 숙성의 길에 들어선 나의 모습

깊어져 가는 계절의 문턱에 서서

한 발짝 또 한 발짝 

나의 마지막 계절을 향해 걸어가자

안녕, 나의 겨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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