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채와 별채 사이 꽃 가렌더를 띄웠더니 예쁘게 팔랑거린다. 조물주 영감님이 "옛다~여기! 파란 하늘~"하며 인심 좋게 던져주신 선물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마당에 의자를 내놓고 나를 위한 커피를 준비했다.
파란빛을 퍼담은 볕이 정수리 위로 쏟아져 내린다.
그 빛을 쏘이며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골목끝에서 "사그락 사그락 콩콩콩콩~~"
봄이 새로맞춘 치마자락 펄럭이며 잰걸음으로 오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나 기다렸던 소식인가! 한걸음에 달려 나가 반겨줄까 하다 그만두었다.
조금 더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와락 끌어안아 줘야겠다.
깜짝 놀라 도망가버리면 안 되니 헛기침은 미리 해두는 걸로!^^
마음이 부산해서 책을 잡아본지가 언젠가 싶어 내친김에 마당에서 책을 펼쳤다.
봄바람이 가렌더 그림자를 데리고 춤춘다.
그 흥겨움에 겨드랑이가 간지러웠다. 새싹이라도 움트려나보다.
참 평화로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