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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아이 이지샘 Jan 30. 2024

나를 채우는 단어, #2. 긍정

02. 긍정


#긍정

: 그러하거나 옳다고 인정하는 것

: 바람직한 것




'쟤는 참 긍정적이야. 보기가 좋아'

'나도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오늘, 긍정 마인드로 하루를 채워야지!'


'쟤는 매사에 왜 저리 부정적인지 모르겠어'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하면 하루가 우울하고 짜증 나'



긍정이라는 단어는 우리 일상에서 참 많이 쓰인다.

긍정을 희망하고, 때로는 긍정을 강요하는 요즘.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긍정적인가?

만약 긍정적이라면 무엇에 대해 긍정적인가?



어떤 사람이 긍정적인 사람일까.

자주 웃는 사람은 긍정정인 사람일까.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잘 치면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일까.

매사에 에너지가 넘쳐 보이면 그 사람은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긍정'이라는 단어와 '낙관'이라는 단어가 혼용될 때, 나는 조금 아쉽다.

그리고 쉬이 긍정적이라 할 때도 아쉬움이 깃든다.

우리의 하루는 매일 같은 색깔일 수 없고 우리의 인생은 매끄러운 아스팔트만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하루가, 나의 지금 이 순간이 어떤지 고요하게 침잠해 보고 내 앞에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보았을 때.


나는 지금 이러한 점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구나.

나는 지금 이러한 것들을 놓치고 있구나.

나는 이러고 싶은데 사실은 저러고 있구나.


나조차도 나를 속일 때가 있다. 어쩌면 많이 있다.


뾰족한 밤송이를 조심스레 까 보면 속살이 나올 것 같지만 사실은 단단한 껍질 안에 또 얇은 속껍질이 하나 더 있다.


가만히, 그 껍질까지 내리 벗고 나를 들여다보았을 때. 그런 내 모습부터 이게 '나라는 사람'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긍정'이라는 단어 한 발을 내딛는 게 아닐까.






안의 요동치는 불안을 잠재우려는 성급한 시도는 살얼음 같은 낙관이라는 결과를 낳기 쉽다.

긍정의 사전적 정의는 그러하거나 옳다고 인정하는 것인데, 옳음을 알아가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고 많은 노력과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 안에는 이미 우주가 있고 나라는 존재는 이미 큰 세상이다. 나라는 세상을 긍정해 가는 이 쉽지 않은 용기와 노력이 내 안에서 치열해질 때 우리는 보다 긍정적으로 상대를 바라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안의 우주에서 뻗어 나와 나와 시간을 함께하는 이 많은 우주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소통하고 싶다. 많은 관계 속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나의 마음속에 살얼음이 아닌, 깊고 단단한 긍정이라는 빙산을 만들고 싶다.  






무언가에 긍정적이기 위함의 시작은 먼저 그것을 알아가 보자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우주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고 그 끝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성급하게 옳지 않음을 판단할 이유가 있을까.

성급한 부정으로 내 우주를 축소시키지 말자.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내 하루는 정신이 없을지라도

나는 긍정으로 나를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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