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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Aug 26. 2020

3일 뒤 결혼식, 왜 이렇게 긴장되는 거죠?

벌써 새벽 1시. 이미 1시간 반 전에 잠자리에 들었건만, 잠이 안 온다. 잠을 자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진다. 최근에 이렇게까지 밤 잠을 못 이룬 적이 없는데... 내일 학교도 출근해야 하고 새벽에 글도 써야 하는데, 정말 큰일이다.

'아내는 옆에서 잘 자고 있겠지? 하... 부럽다.'


별생각 없이 아내 쪽으로 돌아누웠는데,

"아이고, 깜짝이야!"


아내는 두 눈을 똑바로 뜬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와나, 깜짝 놀랐네! 뭐야, 안 자고 뭐해?"


"자기야, 나 잠이 안 와... 왜 이러지..."


"그러게... 집에 온도도 습도도 다 정상이고 오늘은 낮잠도 안 잤는데 왜 이럴까?"


"음... 곧 있을 결혼 때문이 아닐까? 결혼 때문에 생각이 많아져서? 긴장돼서?"


"에이~~ 무슨 결혼식이 긴장돼? 설마~~"


아내 앞에서 괜히 센 척을 해봤지만, 이미 내 마음속에 점점 커져가는 결혼식에 대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4월에 있던 결혼식이 미뤄지게 되면서, 우리는 결혼생활을 앞당기게 되었다. 3월에 혼인신고를 하고 같이 동거(?)생활을 시작했고, 벌써 같이 산 지 6개월째다. 따라서 우린 결혼식만 아직 못했을 뿐이지, 결혼 생활한 지 이미 반년이 지난 베테랑(?) 신혼부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결혼생활을 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이 부부라고 인정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린 결혼식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었다. 아내와 매 번 결혼식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우리 예전에 뮤지컬 공연 같이 하던 것처럼 그냥 사람들 앞에서 하면 돼지, 뭐, 별 거 있나~' 하면서 서로 센 척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내가 지금 긴장을 하고 있다. 머릿속에 온갖 걱정들이 떠오른다.

'혹시나 온라인 결혼식이 잘 안 되면 어떡하지? 중간에 방송 송출이 잘 안 된다면? 방송하는 폰 배터리가 혹시 나간다면? 사람들이 우리 결혼식을 시청 안 하면 어떡하지? 노래 부를 때, 가사를 까먹으면 어떡하지? 혹시나 삑사리 나면 어떡하지? 사회자(친구)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상한 걸 시키면 어떡하지? 사회적 거리 3단계로 확대가 되면 우리 결혼식은 어떻게 되는 거지? 우리의 결혼식이 망하면 어떡하지?'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졌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다.


미쳤다!


명상을 하면서 내 마음을 진정시켜보았다. 현재 내 감정을 되돌아보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기로 했다.

'잘 될 거야. 걱정 안 해도 돼. 그리고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지! 좋은 생각만 하자. 모두 잘 될 거야.'


명상을 하는 동안 진정되었던 걱정들이 명상을 끝내자마자 다시 올라온다.


'와나, 미쳐버리겠네ㅋㅋㅋ'



이렇게 꼬박 밤을 새우고 말았다. 머리가 멍~하다. 아내도 새벽 내내 잠을 못 잤다고 한다. 아직 결혼식이 3일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지치면 안 되는데... 또 이렇게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허허허.... 


오늘은 제대로 잘 수 있으려나?





P.S) 이미 결혼을 하신 독자분들 혹시 결혼 전 멘탈관리하는 꿀팁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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