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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Sep 11. 2020

선생님, 글감이 도무지 안 떠올라요...

우리 반 학생인 진원(가명)이는 브런치 작가를 목표로 매일 글을 한 편씩 쓰고 있다. 7월 초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깐, 벌써 2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쌓인 글만 해도 60개가 넘는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글을 쓰는 모습이 정말 기특하다.


https://brunch.co.kr/@lk4471/110


그런 진원이가 그저께 수업이 끝나고 나를 찾아와서 글쓰기 관련 고민을 얘기했다.

 

"선생님, 글감이 도무지 안 떠올라요... 이제는 글을 써도 항상 비슷한 내용의 글만 쓰는 것 같고... 그리고 매일 비슷한 경험만 하니깐...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흠... 첫 번째 방법은 주변의 사물들이나 사건들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거야. 계속 관찰하다 보면 네가 매일 보던 거라도 의미가 다르게 다가올걸? 아니면, 지금 선생님과 대화하는 내용 같은 거도 하나의 글감이 될 수 있잖아? 하나의 사실만 적으려고 하지 말고, 네 평소 생각이랑 연결시켜서 글을 새로 만들어도 되고! 두 번째 방법은 아이디어를 기록해놓는 거야. 가끔씩 학교 생활을 하거나, 길 가다 보면 괜찮은 글감들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잖아? 그때 그 자리에서 바로 그 내용을 기록하는 거야."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원이가 하교하고 난 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뭔가 제대로 설명을 못 해줬다는 생각에 다시 문자를 보냈다.


그래도 뭔가 찝찝하다. 진원이에게 뭔가 속 시원하게 설명을 제대로 못 해줬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보려 한다.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는 진원(가명)이와 수한(가명)이는 매일 아침에 내 브런치 글을 읽는다. 진원아, 수한아, 쌤 글을 잘 보고 참고하도록! ㅎㅎ)




첫 번째 방법: 주변에 관심 기울이기


우리는 당연한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이니,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집에서, 학원에서 매일 비슷하지만 다른 경험들을 하지만, 매일 겪는 일이라는 이유로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에잇,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데 이걸로 무슨 글을 써?'라고 생각하며, 매번 특별한 일들을 찾는다. 이렇게 하다 보면 금방 소재가 고갈 나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글쓰기는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만드는 창작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글 쓰는 데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겪는 평범한 일들에 관심을 기울여 나만의 가치와 해석을 불어넣어서, 평범한 것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겠다. 이번에 진원이와의 상담을 그냥 평소에 하는 당연한 것들로 여기고 그냥 넘겼다면, 지금의 글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경우, 진원이가 글쓰기 관련 질문을 하자마자, '이거 글감이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세심한 관찰을 통해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포착하는 것',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만들지 않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두 번째 방법: 기록하기


가끔씩 나도 모르게 글감이 떠오를 때가 있다. 세심한 관찰 뒤에 글감이 떠오를 때도 있지만, 그냥 문득 글 쓸 소재가 떠오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때 '나중에 글 쓸 때 써먹어야지!'하고 기록 없이 그냥 넘어가면, 막상 나중에 글을 쓸 때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또 한참을 고민하고 그만큼 시간을 낭비한다.


글감을 고민하는데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다면, 그때그때 기록하는 습관을 길들이자! 나 같은 경우에는 떠오르는 생각들을 브런치 글쓰기를 통해 바로 기록한다. 이때 기록한 내용들은 작가의 서랍에 저장이 된다. 예시를 들어보겠다.


최근에 떠오른 글감들

위의 사진들은 최근에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그때그때 기록한 내용들이다.(나의 경우 주로 운전할 때, 산책할 때 많이 떠오름) 그때 떠오른 내용들이 구체적인 제목일 수도 있고, 하나의 소재, 주제일 수도 있고, 안에 들어가는 내용일 수도 있다. 나는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일단 기록해놓는다. 이렇게 기록하는 습관을 길들이다 보니, 그동안 쌓인 주제만 하더라도 80개 정도가 된다. 물론 이 주제들이 전부 다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복되는 내용들도 있고, 글감이 서로 합쳐지는 경우도 있고, 너무 터무니없어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너무 쓰기 어려운 주제들은 일단 킵해두고 숙성을 시킨다. 내가 이 주제를 쓸 수 있을 때까지 관련 서적을 읽고, 오랜 시간 동안 고민을 한다. 이렇게 하면 그날그날 떠오른 주제로 쓴 글보다 훨씬 좋은 글이 탄생할 수 있다.



세 번째 방법: 독서하기

 

위에 제시한 두 가지 방법으로도 글감을 구하기가 도저히 힘들다면, 독서를 해보자.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들을 채우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면, 글감 찾기도 한결 수월할 것이다. 또 무엇보다 독서는 뇌피셜로 가득한 내 글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뒷받침해주어 독자들이 납득할 만한 글로 만들어 준다.




주변에 대한 관심, 기록, 독서 이 세 가지 방법이라면 충분히 글감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 제자 진원이를 비롯한 또 다른 진원이들에게 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길...^^



#글감 #글쓰기 #글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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