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가끔 나의 귀를 파준다. 난 아내가 내 귀를 청소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아내가 귀를 파줄 때면, 어릴 때 엄마의 무릎팍에 누워서, 귀를 파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뭔가 보호를 받는다는 안정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귀를 팔 때, 사각사각 대는 소리 그리고 다 파고 났을 때의 시원한 느낌도 좋다.
반면 아내는 내 귀를 파주는 것을 좋아한다. 귀를 틀어막고 있는 큰 귀지를 발견해서 꺼낼 때면, 일종의 성취감이 든다고 한다. 속이 시원하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는 천생연분이다!
"자기야 오랜만에 귀 파줄까?"
"좋~~~지!"
그럼 나는 일사불란하게 알코올 스왑(귀이개 소독용)과 휴지, 귀이개를 꺼내 와 아내에게 대령한다. 아내의 무릎에 자리 잡고 누워서 귀를 쫑긋 내고 있으면 아내가 폰 플래시로 귀 안을 이쪽저쪽 살피며 귀청소를 시작한다. 아내의 따뜻한 사랑으로 내 마음도 청소가 된다.
"자기야 내가 자기 귀도 파줄까??"
"아니(단호박)"
"왜?"
"자기가 하면 내 귀에서 피날 거 같아서 무서워~"
"내가 잘해줄게~~~~~~~"
"아~ 싫어 저리 가~~"
그렇다. 우리는 천생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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