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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Nov 12. 2020

책을 씹어먹어 보기로 했다.

성장과 성공에는 학습이 필요하다. 학습을 하는 경로는 크게 학교와 독서,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 학생 때는 학교에서 본인의 의지가 아니더라도 반강제적으로 학습을 하게 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게 되면 더 이상 학습을 강제할 환경이 사라진다. 하지만 사회에서 성장과 성공을 하기 위해서, 학습은 필수다.


이때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에 직면한다. 다시 학교(대학원 석사, 박사)를 갈 것인가, 아니면 혼자 독학을 할 것인가. 나의 경우 후자를 택했다. 워낙 배우고 싶은 것들이 다양하고(음악, 심리, 사회, 교육, 체육, 경제 등등), 이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한 번에 채워줄 수 있는 학과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싼 학비와 교통비를 지불하고 다시 학교에 다닐 바에는 차라리 폭넓은 독서, 선택적 독서를 통해 내가 진정하고 싶은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 시간도 아끼고, 성장도 할 수 있고, 일석삼조다.   


그렇게 나는 대학원을 진학하는 대신에 독서를 선택했고, 그 이후로 1년 반이 지났다.


그래서 독서를 통해 내 인생이 바뀌었는가? 그렇다. 성공은 몰라도 성장은 확실히 했다.(성공은 아직 머나먼 일~ ㅎㅎ) 난 독서를 통해 자기계발을 하겠다고 결심한 뒤, 한 달에 2권은 꼭 독서를 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나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이 드는 내용들은 바로 실생활에 적용했다. 덕분에 나는 독서를 통해, 내 지식과 시야를 넓히고, 일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수면, 영양, 운동 등 생활습관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 덤으로 2년 간의 지독한 슬럼프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실생활에 대한 적용도 단편적인 지식들의 적용에만 머물고 있고, 지금 하는 내 자기계발 방식이 맞는지 고민도 되었다. 지금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내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유튜브 '독서연구소' 채널의 고영성 작가님은 '왜 우리는 독학자가 되어야만 하는가?'라는 영상에서 독학자가 책을 씹어먹는 6단계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1단계. 좋은 책 선정하기

 
좋은 책 선정은 좋은 음식을 구하는 것과 같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듯이, 좋은 책을 읽으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반면 나쁜 음식을 먹으면 몸에 해롭듯이 나쁜 책을 읽으면 우리 인생에 해가 된다.


고작가님의 말에 100번 동의한다. 악서는 자칫하면 내 인생을 망하게 할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군대에서 '시크릿'이라는 뉴에이지 서적을 접했는데, 이 책 이후로 내 슬럼프가 시작이 되었다. 너무 과도하게 '끌어당김의 법칙'을 믿은 나머지, 그 당시 깃털 시크릿, 피부 시크릿, 여친 시크릿, 자기 전 소원적기, 심상화 등 온갖 가짜 긍정과 망상에 빠져있었던 기억이 난다. 나의 가짜 긍정 증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각해졌고, 2년 동안 나를 나락으로 빠트리게 만들었다.


사실 그때의 나는 책이면 다 좋은 건 줄 알았다. 그래서 닥치고 아무 책이나 집어 읽었고, 책에서 하라는 대로 바로 실천했다. 그때 난 나쁜 책의 지식과 실천이 만나면 인생 한순간에 골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책을 선정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믿을만한 전문가가 추천하는 책을 참고하는 것이다. 고수의 안목과 도움을 통해 좀 더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다. 두 번째는 다양한 독서를 통해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다.


위 두 가지 방법을 통해, 내가 정말로 씹어먹을 책을 골랐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보자.



2단계. 반복해서 읽기(재독) 


고작가님은 책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만독(천천히 읽기)으로 최소 3회 이상(직장인은 2회)은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고 하셨다. 


'1번만 읽으면 되지, 무슨 3번이나 읽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 같다. 하지만 한 번은 부족하다.

군 복무 시절, 나는 200권의 책을 읽었다. 간부들이나 조교, 훈련병들도 다 알만큼 난 소문난 독서광이었다. 그래서 그때 차곡차곡 쌓였던 지식들이 지금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느냐? 놉... 단 하나도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다. 당시 악서도 많이 읽었지만, 상당히 좋은 책들도 많이 읽었다. 하지만 난 그때 독서량에만 집착한 나머지 그냥 말 그대로 책을 읽기만 했다.


한 권의 책에는 그 작가의 인생이 들어있다. 작가가 몇 년 혹은 수 십 년 동안 얻은 지식들, 깨달음, 인생 꿀팁들이 책에 녹아들어가 있다. 근데 그런 책을 한 번 읽고 끝낸다고? 사실 말이 안 된다. 그건 작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나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예전처럼 많은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에 좋은 책이라는 확신이 들면, 그 책을 만족하면서 최대한 내 인생에 적용하려고 노력을 한다. 최소 2주, 최대 3~4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 예로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같은 경우는 3회독을 한 상태이며, 책 안에서 작가가 말하는 내용들은 거의 대부분 실천해보았다.


하지만 단점은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 다른 책들도 읽고 빨리 적용하고 성장하고 싶은데, 계속 한 책에 얽매여 있으니까 답답한 느낌도 든다. 어느 정도 요령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3단계. 파생 독서하기(선택)


파생 독서하는 방법에는 총 3가지가 있다. 첫째, 내가 선정한 책의 저자가 쓴 책을 모두 읽어보기. 둘째, 저자가 참고한 도서를 함께 읽어보기. 셋째,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 보기. 하지만 나 같은 슈퍼 울트라 만독자나 바쁜 직장인은 파생 독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영상에서는 파생 독서로 2~3권 정도를 추천한다.



4단계. 챕터별로 요약하기


3단계까지가 input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output이다.  반복 읽기가 음식을 씹는 것이라면, 챕터별 요약은 삼켜서 내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다. 요약하기를 통해 핵심을 파악하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5단계. 챕터별로 생각 적어보기


책의 내용을 현실과 접목시키는 노력을 하는 단계다. 가끔씩 내가 브런치에 책의 내용과 일상을 결합해서 적는 글이 이 단계에 해당하는 듯하다.(뭔가 2% 부족하지만...ㅎㅎ)



6단계. 장문 쓰기


지금까지 자신이 보았던 자료를 최대한 참고해서, 최소 A4 10장 이상 분량의 장문을 쓰는 단계다. 그동안 습득한 지식, 실천, 경험들이 총망라되어 펼쳐지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이런 글들이 쌓이고 쌓이면, 책이 된다고 한다.



고작가님의 영상을 보고 딱 드는 생각은 '독서의 고수가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구나...'였다. 현재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독서 시간이다. 안 그래도 책 읽는 속도가 느린데, 독서 시간까지 부족한 상태다. 파생독서는커녕 그냥 책 한 권 읽기에도 벅차다. 하루 최소 독서 시간을 2시간 이상은 확보해보자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매 번 다짐하지만 이게 정말 쉽지가 않다... ㅠㅠ)


그리고 4단계의 챕터별로 요약하기도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요약을 해서 브런치에 올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또 요약만 하면 굉장히 재미없는 글이 될 수 있기에 요약은 한글 파일에 따로 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뒷작업으로 책의 내용과 내 생각, 실천을 잘 버무려서 브런치에 글을 한 번 써보려고 한다.


사실 6단계 장문 쓰기는 솔직히 엄두가 안 난다. 얼마나 내공이 쌓여야 저 정도가 가능한 걸까?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꾸준히 과정에 충실하면 언젠가는 원하는 수준에 도달해 있을 거라 믿는다.  



#자기계발 #책씹어먹기 #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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