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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Nov 16. 2020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3가지 조건

1달 만에 불알친구 지섭(가명)이와 전화통화를 했다. 지섭이는 나와 같은 초등교사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 소재는 주로 성장, 자기계발, 교육이다.


최근에 우리 반 아이들과 저녁 스터디 모임을 시작했다는 내 얘기를 듣고 지섭이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게 가능하냐? 너도 대단하고 너네 반 애들도 대단하다. 야, 근데 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낮에 그렇게 애들 가르치고 저녁에 또 스터디하면 안 힘드냐? 좀 걱정되는데?"


"진짜 단 1도 안 힘들어. ㅋㅋ 내가 저녁에 애들을 하나하나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공부할 수 있는 환경설정만 해주는 건데 뭘~ 애들 공부할 때, 나도 자기계발하고 오히려 더 좋지!"


"그래? 너도 참 신기한 놈이다."




지섭이와 전화통화가 끝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진짜 이상했다.


'그래, 아무리 자율학습이라 해도, 에너지 소모가 클건데 왜 하나도 힘들지가 않지? 스트레스가 정말 1도 없는데... 이유가 뭘까?'


그에 대한 해답은 그날 저녁에 읽은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리처드 라이언과 에드워드 데시는 학계에서 인간 행동의 동인과 관련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연구자들이다. (중략) 라이언과 데시는 인체가 바르게 기능하려면 3대 다량 영양소(단백질, 탄수화물, 지방)가 필요하듯이 정신이 건강하려면 자율성, 유능성(성장), 관계성 세 가지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육체가 굶주리면 공복통이 생기고 정신의 영양이 부족하면 불안감, 초조감 등 뭔가가 빠진 듯한 기분이 생긴다.
-<초집중>, 니르 이얄, 줄리 리, p.232-


생각해보니 난 저녁 온라인 스터디에서 정신건강에 필요한 자율성, 유능성(성장), 관계성, 이 세 가지 요소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나는 누군가 시켜서가 아닌 자율적으로 저녁 스터디를 운영했다. 만약 장학사분들이나 관리자분들이 근무 시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저녁에 교육 활동을 요구했다면 나는 단호하게 거절했을 것이다. 그것이 설사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 하더라도 살짝 망설였을 거 같다. 내가 자율적으로 생각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아이들과 저녁 스터디를 하면서 나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기분을 느낀다. 나는 단지 아이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할 뿐, 그 시간에 나의 발전에 필요한 것들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저녁에도 학교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괄적으로 강의를 해야 했다면, 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 같다. 물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지만, 온전한 나의 성장을 위한 시간도 나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경우에도, 수업을 계속 듣는 것보다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셋째, 아이들과 관계가 더욱더 돈독해졌다. 이번 스터디로 아이들이 나에게 좀 더 존경심을 가진 것이 눈에 보인다. 또한 스터디로 인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이 느껴진다.


"선생님, 스터디 정말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선생님, 항상 먼저 솔선수범 하시고, 존경합니다."


"선생님, 중학교 가서도 스터디 계속하면 안 돼요?"


이런 얘기들을 아이들에게 들으면, 내가 이 친구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중요한 존재가 된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보람과 뿌듯함이 몰려오면서 나의 자존감이 확 올라간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정신적으로 전혀 힘들지 않다. 스터디에서 뿐만 아니라, 평소 학교 생활에서도, 자율성, 유능성(성장), 관계성 이 세 가지 요소를 충족하고 있다. 또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수면도 충분히 취하고 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들지도 않다.


만약 요즘 자신의 멘탈이 좋지 않다면, 한 번 자율성, 유능성(성장), 관계성을 충족하고 있는지 한 번 점검해보자. 혹시 이들 중에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면 채워주자. 여러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정신건강 #성장 #자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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