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나에게 두 번째 인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by 교실남
천상천하 유아독존, 최고의 샐러리맨 한유현.
그는 자신의 성공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보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주변엔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 오히려 자신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후회되는 삶을 바꾸기 위해, 그는 20대 신입사원 시절로 회귀하여 삶을 재설계한다.
<웹소설/웹툰 상남자>
법정 안에서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던 판사 이한영.
그는 상관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재벌에게 실형 선고를 내렸다가 살해당하고 만다.
죽은 줄 알았던 그는 20년 전 과거로 회귀해, 두 번째 삶의 기회를 얻게 되는데...
<웹소설/웹툰 판사 이한영>
웹툰/웹소설: 상남자(좌), 판사 이한영(우)


요즘 웹소설, 웹툰에서는 회귀물이 인기다.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 이전 생에 저지른 과오를 바로 잡는 주인공. 이미 미래의 일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때로는 과감하게 상황에 대처해, 전보다 훨씬 멋진 미래를 펼쳐 나가는 주인공.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작품에 빠지게 된다.


회귀물의 인기는 그만큼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크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라 볼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씩 이런 상상해봤을 것이다. 만약 지금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면, 아니면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하다 못해 일주일 전이라도 돌아갈 수 있다면...


과거로 회귀하고 싶은 욕망 저변에는 후회가 깔려있다.

'학창 시절 때, 조금만 더 공부 열심히 할 걸...'

'대학생 때 과외만 하지 말고 다른 사회 경험들도 쌓아둘 걸...'

'폭락장 전에 주식 좀 올랐을 때 미리 팔걸...'


그때 그 순간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후회와 그 순간의 판단에 대한 아쉬움. 이들이 우리가 과거로의 회귀를 갈망하게 되는 원인이 아닐까?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과는 달리 우리에게는 과거로 회귀할 수 있는 능력이나 타임머신이 없다.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과거의 문을 아무리 두드려봤자, 마음만 상할 뿐이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집착은 현재, 지금 이 순간의 집중을 방해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의 시점 또한 그 시점이 지나면 바로 과거가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지나가버린 과거(당시의 지금)를 후회하면서 현재를 충실히 보내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고자 하나의 사고실험을 해보려고 한다. (편의상 남자로 하겠습니다.)


한 남자가 있다. 그동안 현재에 충실하지 못한, 나태한 삶을 산 한 남자가 임종 전에 저승사자를 만난다. 그동안의 삶을 후회하는 그를 보고 저승사자는 내기를 제안한다. 다시 40년 전, 과거로 회귀하여 인생을 바꿔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다만 조건이 있다.

1. 지금의 기억은 과거로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
2. 대신 꿈이나 사물, 때때로 떠오르는 영감을 통해서 미래에 대한 힌트를 받을 수 있다.
3. 회귀한 인생이 이전 인생과 비교해서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내 영혼은 소멸된다. 변화에 성공한다면, 내 영혼의 격이 높아진다.(다음 환생 때, 지금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태어날 수 있는 특전)


워낙 지난 삶에 대한 후회가 강했던 탓에, 불리한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저승사자와의 내기를 받아들인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저승사자의 주문과 함께 그는 40년 전 과거로 돌아왔다. 40년 전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회귀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라는 생각과 함께.


만에 하나 0.00000000001%의 확률로 그가 바로 '나'라면 어떻게 할까? 우연히 힌트를 받아, 40년 뒤의 내가 저승사자와 영혼을 담보로 내기했다는 것을 알아챘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미래에 대해 정확히 예측은 할 수 없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그(나)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에 남은 40년 인생의 모든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서 충실히 시간을 보낼 거라고. 이전생보다는 훨씬 더 알차고 충만한 삶을 살 거라고.



정신과 의사이자 홀로코스트 피해자 당사자인 빅터 프랭클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by 빅터 프랭클

여러분은 두 번째 인생을 살 준비가 되었는가? 저승사자와의 내기에서 이길 준비가 되었는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 준비가 되었는가?


잊지 말자. 지금 내게 따분하거나 고통스러운 이 순간이 미래의 내가 그토록 간절히 돌아가길 원했던 바로 그 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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