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소녀가 꾸는 꿈- 지구별약수터
불완전함은 꿈꾸게한다
지구는 별이 아니다.
특목고 지원 중학생들에게 몇년간 과학을 가르쳤고 별을 좋아하는 나는 별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지칭함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구는 별이다.
인류의 사랑과 꿈을 키워가고 우리 선조의 파란만장한 추억을 담은 이 곳은 밤하늘의 그 어느 별보다 더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 가슴속의 별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 원도심에 사전적의미의 약수터는 없지만 내일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의 약수터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어제 저녁 최근에 시작한 인스타를 흝어보다가 서울 신촌에서 진행하는 정수기 공유공간 사업을 보았다. 플라스틱 생수병 사용을 줄이고자 정수기를 공유해준다는 지구별약수터와 같은 취지의 같은 방향의 프로젝트였다. 이대생을 중심으로 신촌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좋은 아이디어에서 끝날 수 있다...'
지구별약수터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때 멘토분들이 하셨던 조언이었다.
그러나 40대 소녀의 꿈은 그녀만의 꿈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바램이 일으키고 있는 바람을 타고 함께 춤추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별약수터 2020
지구별약수터는 관이 주최하는 사업이다. 지원금을 받다보니 행정 업무상 제약이 따른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 무엇보다 공정하고 정확하게 일을 진행해야 하므로 형식과 절차가 중요시되는 것이 당연하고 그리고 정확하게 지켜져야 한다.
선생님이 빠져도 이 일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이 프로젝트가 어떤 개인 중심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저희 사업은 제가 빠져도 잘 돌아갑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었거든요. 그러나 지구별약수터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한달쯤 전 그는 지구별약수터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것을 제안했다) 2020년 지구별약수터사업을 생각하신다면 시청에 방문해서 저희와 이야기를 나눠보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저희가 진행하고 선생님은 현장에서 실행하는 역할을 하셔도 좋지 않을까요? 지금 현재 지구별약수터의 운영을 보면 미숙한 점이 보입니다.서포터즈들을 모집했지만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고 있어요. 그렇다면 저희가 내년에 도심속약수터 라는 이름으로 그냥 시가 이 사업을 해버릴수도 있어요. 그러면 지구별 약수터는 어떻게 될까요? 2020년 사업에 대한 생각 이전에 현재 진행되고 계획했던 사업을 제대로 완수를 하시고 그것이 실패건 아니건 계획했던 대로 진행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사업비 중 식비로 지정된 것들을 일부 돌려 장기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데 예산을 바꿔 쓸수 있겠냐는 내 물음에 시청 담당자 B가 정확하게 reject 하면서 덧붙힌 설명이었다. 캠페인을 진행시키다 보니 생각보다 불필요한 부분들과 필요한 부분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예산은 이미 정해져 버렸고 끝까지 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예상 했던 답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변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짤 수 있을지, 이제 고작 1년도 안된 아마츄어 캠페인 기획자에게는 어려운 부분이다. 이 일의 결론은 사업비를 남기더라도 처음 예산을 짰던 대로 일을 진행시킨다는 것이다.
글로 정리를 하니 내가 요구했던 것이 많이 부적절했다는 것을 알겠다.
그런데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B의 말처럼 이 캠페인이 지원금에 의해서만 움직인다면 그래서 쉽게 사라지게 할 수 있는거라면 나는 도대체 무엇을 바라보고 이런 캠페인을 해나갈까?
어차피 내가 아니더라도 세상에는 좋은 의지를 갖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므로 나는 이쯤에서 빠져도 좋은가? 어제 신촌에서 캠페인을 하고 있는 지후라는 어린 친구를 보면서 생각했다. 우리가 말하는 미래에 어쩌면 나는 없을지 모른다. 결국 이 어린 친구들의 내일인 것이고 그들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고(이런 환경에 책임이 있는 어른으로서 상당히 무책임한 말이지만). 또 그래야 힘이 실릴거라고.
그렇지만 나는 안다. 나는 단지 아름다운 세상만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그 세상을 만드는데 나도 함께 나아가고 싶은 거라는 것을. 리더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함께 그려갈 친구들과 함께 주체적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것. 완전함 속에 있기보다는 불완전하지만 꿈이 있는 세상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고 싶은 것. 이런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욕구가 있지 않을까...
2020 지구별약수터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본다.
1. 2019년 사업비가 종료됨과 함께 사라진다
2. 시청과 의논하여 2020년도 지원비를 받고 사업을 이어간다
3.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여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발전시킨다
4. 자체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 수익 구조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시켜나간다.
무엇보다 B의 조언대로 이 캠페인이 한 개인 중심이 아니라 함께 해나가는 즐거운 단체가 되려면 어떤 메뉴얼을 가져야 할까...
40대 소녀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글쎄...
우선은 차분하게...
시청 담당자의 말처럼 현재 진행중인 일들에 최선을 다하고...자연스럽게 일의 진행을 보고 싶다.
분명한 것은
여전히 정신없고 미숙하고 일희일비 잘하고 꿈꾸고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 같은 꿈을 꾸는 주변 친구들과 즐겁게 함께 나아가고 싶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 그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