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하루3
40주 1일까지 나올 조짐이 안보였다.
초음파 상으론 3.8kg를 예상하고 있던지라 난 죽었구나... 싶었다.
얼마나 커서 나오려고 하니..
우리 애긴 아직 내 뱃속이 좋은가보다 하고
뭐 어차피 40주에 들어선 만큼 마음 편히 있자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삼겹살이 당겼다.
항상 먹었던 무한리필 말고
고급진, 비싼 삼겹살이 먹고 싶었다.
폭풍 검색한 것에 의하면
출산 당일 뭣도 모르고 병원에 갔다간 입원과 동시에 금식이란다.
있는 힘 없는 힘 다 줘야 하는 출산에 금식이라니..
그러니 꼭 출산이 다가오면 항상 잘 먹고 있으라고 했다.
행복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항상 하듯
짐볼을 짧고 굵게 타 주고 잠자리에 들었다.
물론, 잠시, '40주 1일'을 검색하고 있었다.
새벽 무렵 '쥬륵'
생리보단 좀 많은 냉 정도가 나오는 느낌이 났다.
살짝 기대하며 확인하니 이게 블로그에서 봤던 이슬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슬을 보고도 최대 일주일 후에 낳았다는 것도 봤기 때문에
조만간 진짜로 낳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자려는 오빠에게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하니
설레서 잠을 못 자겠단다.
그런 사람이 잠시 후 폭풍수면 하셨다.
누운지 얼마 되지 않아 같은 느낌이 또 한 번 났다.
이슬이라기엔 뭔가 쎄했다.
만약 이슬이라면 괜찮지만 양수라면
몇 시간 안에 반드시 출산을 해야 한다고도 했기 때문에
마냥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이렇게 애매한 경우가 생길 줄이야..
부정할 수 없는 양수 터짐, 진통 이 중에 하나일 줄 알았는데..
검색 끝에 전화해서 정확히 물어보자는 결론을 내고
혼자 다른 방에 가 조용히 산부인과에 전화를 했다.
결론은 예상한 대로 아직 확실하지 않은 것 같으니 지켜보시라.
예상은 했지만 어쨌든 병원에서 그러니 인터넷보다는 안심이 됐다.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보다 훨씬 확실한 느낌이 왔다.
'이건 양수다'
다시 병원에 전화를 걸었더니 와보라 한다.
그때가 3~4시 사이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