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하루4
자고 있는 오빤 일단 깨우지 않았다.
마음을 최대한 가라앉히고,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
만에 하나 출산 징후가 아니라면 집에 다시 와야 하지만,
정말 출산에 들어간다면 며칠간 씻지도 못하고 엄청나게 찝찝하다고들 해서
샤워를 깔끔히 하고 머리까지 감았다.
물론 진통이 없었기에 가능했다.
누구는 진통도 있는데 이걸 다 한단다.
씻지 못해 생기는 찝찝함은 누구도 겪고 싶지 않은가 보다.
그 새벽에 마음을 차분히 차분히,
옷도 다 갈아입고,
출산 가방도 꺼내놓고,
제자리에 있지 않은 물건을 괜히 정리하고..
오빠가 깰까 조심했던건지,
괜시리 부풀어 오르는 맘을 가라앉히려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사알짝 오빠를 깨웠다.
안그래도 자기 전에 설레발을 쳐놔서 그런지 일초만에 벌떡 일어나더라.
자면서도 신경이 쓰이긴 했나 보다.
병원은 걸어서 5분 거리였다.
일단 간단히 지갑, 핸드폰 정도만 가지고 나왔다.
호들갑 떨고 싶지 않아 설레는 마음을 누르고 눌러
둘 다 슬리퍼 신고 가볍게 산책 가듯 나왔다.
새벽바람에 발이 꽤 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