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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기록이 아니라, 내 기록을 쓰는 일

그 사람은 당신이 아니야

by 규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람 간의 연락이 예전보다 원활해지고 이제는 sns의 발전으로 인해서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하나만 있으면 상대방이 어디를 놀러 갔는지 혹은 어떤 맛집을 갔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이라고 볼 수 있는 이런 현상은 지금은 익숙해져서 모르지만 인류 역사상 엄청난 발전이면서 삶의 질을 올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삶의 질이 올라간 지금 우리의 모습이 어쩌면 크게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뉴스나 신문을 읽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을 보고 sns 혹은 영상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렇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보다는 남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누구랑 같이 사는가에 대해서 더 많이 접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그러다 보니 sns의 목적은 사람들 간의 소통이 아니라 점점 자기 자랑의 목적이 되어버린 느낌이 든다. 비싼 옷과 가방을 자랑하고 유럽여행을 간 것을 사진을 찍으면서 sns에 올리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게시물을 자주 보니깐 점점 눈이 높아져가고 나와의 모습을 보면서 비교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이 올린 게시물을 보고 나도 유럽여행을 가고 싶고 그리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일하고 싶고 나도 사진처럼 비싼 옷과 차를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굳이 sns가 아니라도 부러움이라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드는 생각이지만 모르는 사람이 아닌 내 주위의 친구 지인들의 사진을 본다면 부러움은 한층 올라간다.


그렇게 나도 마음먹고 비싼 돈을 들여서 내가 가지고 싶어 했던 혹은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나도 남들처럼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시도해 봤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시원하지 않다. 왜냐면 진짜 예전부터 원하던 그림이 아니고 그저 부러움에서 오는 잠깐의 욕심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사람들은 나 빼고 잘 사는 느낌이 든다. 운동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여행도 다니고 그러면서 일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바쁘게 사는 것 같다. 나도 완벽하게 삶을 살기 위해서 헬스장을 끊고 주말에 전시장도 가보고 여행도 가보고 사람을 만나서 돌아다녀보곤 한다. 그러나 솔직히 그 모든 것을 다 이루고 살기에는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참으로 부족해 보인다. sns을 보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바쁘게 일하면서 누릴 거 다 누리고 사는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그만큼 버틸 나의 체력이 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누리고 체험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사실에 속상한 생각밖에 없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과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은 결국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부족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모든 목표 중에서 몇 가지 정도는 포기해야만 한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삶의 이치다. 솔직히 다 이룬다는 것 자체로도 매우 큰 욕심이다. 그래서 우리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내가 가장 필요한 것과 그리고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들을 순서로 인생을 살아갈 필요가 있다.


너를 위해서 사는 인생 왜 비교하면서 살까?


너 자신으로 태어나서 독자적인 재능과 그리고 당신의 특유의 성격과 본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절대로 너를 성장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 수 없다. 그러나 만약에 상대방의 장점과 좋은 점을 닮아 가고 그리고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 내가 좋은 측면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것은 매우 좋다. 우리는 그것을 경쟁이라고 하고 절대 비교라고 말하지 않는다.


비교는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자신을 깎아내리는 행위에 불과하다. 남들은 그들만의 성격과 가치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같은 음식을 주더라도 누구는 맛있다고 하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다지 맛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항상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나이가 들어서 노년기가 되었을 때 분명 과거를 떠올리면서 내가 과연 후회 없는 삶을 살았는가를 생각할 것이다. 미래를 그려나가는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미래보다는 과거를 떠올리는 일이 더더욱 많아질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과거의 나의 모습을 보면서 후회한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앞으로도 후회 없는 삶을 그려나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고 진짜 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가장 너에게 가치 있는 삶일 것이다. 나의 족적이 그려져 있는 일기장에 타인의 기록을 적어두지 말고 당신만의 고유의 기록을 써 내려가는 역사책이야 말로 진짜 국보급 보물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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