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사이
<한걸음 사이>
일상과 일의 경계
편함과 불편함 사이
여유와 긴장 사이
안정과 불안 사이
능동과 수동 사이
유연과 경직 사이
경계의 빈틈 속 움막에 머물러
이질감의 한계를 망가뜨릴 때
좁디좁은 경계선의 공백이 확장되어
초탈된 새것의 차원을 채워 넣으리
by fext
얼마 전 오피스텔에서 일반 주택으로 이사를 온 후 인테리어 생각에 한동안 빠져있었다. 여길 오고야 느꼈지만 나는 주택이 참 친근하고 좋다. 아마 내가 원하는 대로 꾸미기가 더 수월해 그런가 보다. 그런 저런 이유로 인테리어 생각에 휩싸였겠지.
자본의 문제로 처음부터 많은 것을 바꾸진 못하고, 가장 먼저 무엇을 바꿀까 생각하다 한 공간에 작업과 잠자는 것이 모두 가능한 구조를 떠올렸다. 처음엔 벙커침대처럼 아래위를 나눠볼까 생각하다. 혼자 사용하기엔 넓은 방이었기에 좌우로 나누었다.
나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길 매우 꿈꾸는 사람이다.
석사 동안 부전공 마냥 창의성에 대한 논문도 한편 썼고, 박사는 공학과 창의성에 대한 관계를 작성할 듯싶다. 그래서 방안을 창작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방안의 가구와 기구물은 직접 만들었다. 자본의 문제로 인테리어 완성은 먼 훗날이겠지 싶지만)
일상과 일의 경계
편함과 불편함 사이
여유와 긴장 사이
안정과 불안 사이
능동과 수동 사이
유연과 경직 사이
자유와 억압 사이
집에서의 일상은 편안하고, 여유 있고, 자유스럽다. 반면 일은 수동적이고 억압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나는 그 양분된 개념을 한 공간에 모두 넣고 싶었다. 그것이 공존할 때 독창적 생각이 발휘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 것이다. 단지 일상과 일의 경계로 구분 지었지만 사실 이종분야간 융합을 주거지에 표현하려던 의도다.
경계의 빈틈 속 움막에 머물러
이질감의 한계를 망가뜨릴 때
좁디좁은 경계선의 공백이 확장되어
초탈된 새것의 차원을 채워 넣으리
작업자에게 공간은 새로움의 탄생을, 무한의 확장의 위한 가치이다. 그런 공간을 이것과 저것으로 양분하고 그 사이 문지방에 올라 양쪽을 바라보는 느낌이란 다소 거칠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다.
다양한 감정이 교배되는 경계의 공간에 나는 겪지 못한 것들을 짐작할 수 있도록 책을 비치해 두었다. 일부러 읽었던 것들을 둔다. 익숙한 내용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을 깨달을 때 새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렇게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움막에서 여기도 저기도 아닌 애매한 공간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면 그 공간 이 무한히 확장되어 한계를 벗어난 새것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주방과 이 방 사이 경계 공간에도 책장이 있다. 주방도 인테리어가 되다 말았는데, 주방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주막 콘셉트이다) 인테리어가 끝날 때 즈음, 이사를 가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