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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Aug 12. 2018

펜의 위안

#040_안정

며칠 글을 쓰지 않았다. 바쁘기도 했고 심적 여유도 없는 탓이다. 게다 지독히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체력까지 떨어져, 정신과 체력이 악순환을 일으키며 신체를 약하게 만들었다. 


하루 종일 여유로이 앉아있어도 좋은 식사를 챙겨 먹어도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 회복되지 않는 건 아마 정신적 안정을 되찾지 못한 이유가 클 테다. 신체가 있고 정신이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신이 신체를 지배한다는 것에 더 공감한다. 지금과 같을 때면 말이다. 분명 잘 챙겨 먹고 낮잠도 푹 잤으니 체력적인 문제는 없을 텐데 이러고 있으니 말이다.


고민은 끝없는 고민만 만들기에 생각을 지우려 야밤, 무작정 나갔다. 덥지는 않으나 아직 활동에 좋은 날씨는 아니었는지 공원엔 사람이 없었다. 조용하고 적막한, 간간이 켜진 전등 밑을 지나며 생각을 비워 나갔다.


한 3바퀴 정도, 20분쯤 걸었을까? 문득 해결점이 떠올랐다. 내 신체를 안정시키는 방법을. 해결점이라 하면 발단 원인이 있기 마련인데 며칠간 글을 쓰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정신운동을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몸이 힘들다고 쉬려고 했지만 그저 아무것도 안 하고 쉬려 한 것이 되려 문제가 됐던 것.


오래전부터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들 때 스스로 안정을 주는 걸 찾아왔다. 조용히 있어보기, 노래 듣기, TV 보기, 사람들 만나기, 먹기, 책 읽기... 많은 방법들을 시도해 봤는데 모두 실패하고 마지막에 찾아낸 것이 글쓰기였다. 자세히 언급해 보자면, 사람들이 반쯤 정도 찬 카페에서 아주 오래된 팝송을 들으며 글 쓰는 방법이다.


바로 집으로 돌아와 샤워한 뒤, 가방을 챙겨 카페로 왔다. 시원한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어폰을 귀에 꽂자 왠지 모를 안도감이 찾아온다. 힘들다고 모든 걸 놔 버렸으면 안 됐던 건데, 평소 후회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조금의 후회와 함께 안정을 찾으려 키보드를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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