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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Sep 06. 2018

삶의 목적

#053_고민

달리는 지하철 안, 일찍 잠들지 못한 출근길은 피곤하다.

오늘따라 내 앞의 남자는 유독 엉덩이가 무겁다.

고단한 신체로 선채 목적지를 향해야 함이 짜증까지 덧 덴다.


이리 향해야 할 목적이 있나?

이리 살아야 할 이유가 있나?


수많은 갈래길 중 이 길을 택한 건 진정 내 의지였는지 의심해본다.

눈초리, 껍데기, 그 보이는 것들이 나를 선택하게 하지 않았는지 고민해본다.


단지 숫자만의 변화가 아닌 나이를 먹는다는 것.

순발력 저하, 기억력 감퇴, 신체능력 저하...

신체의 변화에 맞물리는 생각의 전환, 그것은 필연적이다.

걱정할 건 없다. 신체능력이 낙하한다 하여도 감정의 스펙트럼이 확장되니.


나는 누구인가? 신체의 변화에 따른 질풍이 자아낸 고민이다.

본인이 누군지 누군들 알랴? 죽기 전엔 알텐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까? 

그럴 리 없다. 어른, 아이 할 것 없는 공통의 걱정이다.


앎을 갈망하는 것, 욕심 못지않은 욕심이다.

나를 알고 싶은 것? 그 또한 욕심이다.

이리 향해야 할 목적, 이리 살아야 할 이유 따윈 없다.


피곤함에 덧 데어진 짜증은 스스로를 환영하지 못한 어둠이다.

나를, 스스로를 환대하자. 내 감정 속의 타자들을 반기자.

욕심 때문에 밀어냈던 이질적인 모습을 인정하자.




'사진을 쓰다' 콘텐츠는 온라인상 저작권 문제가 없는 사진들을 선별, 사진을 보고 떠 오르는 아이디어를 글로 적어내는 콘텐츠입니다. 산문, 에세이, 소설, 시 등 글로 표현된다면 어떤 방법이든 제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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