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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Sep 08. 2018

기분 좋은 날

#054_기분

띡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또각또각


또각또각 삑삑삑삑삑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띡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또각또각


옆지 집 도어락 소리에 눈을 뜬다. 시간을 확인하곤 급히 욕실을 향한다. 확인 또 확인.


띡 띡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쿵쿵쿵쿵


"아 지갑"


매일 뭐 하나씩 빼먹는다는 자괴감을 안고 다시 집을 향한다.


쿵쿵쿵쿵 삑삑삑삑삑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이번엔 빼먹으면 안 된다. 정말 문제 있는 사람이 되긴 싫으니까. 이미 다 챙겼지만 방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린다. 괜한 여유 찾아보려 과자 하나를 집어 든다. 


"이젠 빼먹은 거 없겠지"


띡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쿵쿵쿵쿵


다시 집 밖을 나서며 스스로에게 온갖 상처를 준다. '멍청한 놈', '바보 같은 놈', '몇 살이나 됐다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렇게 집을 다시 돌아오는 날엔 말도 안 되는 예언까지 한다.


"분명 오늘 일진 안 좋을 거야"


정말 운 없는 날인지, 사건이 터지길 기다리는 건지 모를 하루다.



▶▶▶



띡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또각또각


또각또각 삑삑삑삑삑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띡 띠리리리 철컥 쿵 띠리리 또각또각


오늘도 옆 집 도어락 소리에 눈을 뜬다. 어설피 눈을 뜨고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생각한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왠지 기분 좋은 하루다.




'사진을 쓰다' 콘텐츠는 온라인상 저작권 문제가 없는 사진들을 선별, 사진을 보고 떠 오르는 아이디어를 글로 적어내는 콘텐츠입니다. 산문, 에세이, 소설, 시 등 글로 표현된다면 어떤 방법이든 제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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