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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Feb 19. 2019

이별

#087_이별

며칠 뜸했다. 일부러 였다. 그녀에게 연락하기 두렵고 미안해 그녀의 연락에 엇박자로 답했다.


사실 먼저 헤어짐을 이야기한 건 그녀였다. 여린 그녀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고 있다. 나도 이렇게 힘든데 그녀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헤어짐의 이유가 사랑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이 우리를 더 힘들게 했다.


당분간이었다, 우리 관계가 유지된 건. 결국 넘지 못해 벽을 피해 도망치려 이별을 고했다.


헤어짐을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힘들다는 걸 알던 나인데, 그런데도 그녀는 내 얼굴을 마주 보며 나에게 어렵사리 말을 꺼냈던 건데, 나는 비겁하게도 마주하지 못한 채 전화로 말해버리고 말았다. 나도 이젠 도망치고 싶다고, 그녀는 내 옆에 있어 주었는데.


다시 간데도 바뀌지 않을 결정, 깨진 사랑의 후회는 없다. 다만 상처를 안긴 것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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