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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Dec 24. 2020

야경

#119_야경

자정이 다가오는 도심에 차분한 어둠이 내려앉았다. 간혹 지나는 자동차 소리와 야근에 찌든 구두 소리가 마음을 더 깊숙이 가라앉게 한다. 공부하거나 일할 때 약간의 노이즈가 집중력을 향상한다는데, 딱 그 정도 랄까. 기분이 처지거나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고요하다. 내려앉은 어둠을 얕은 수면으로 보자면, 간혹 들리는 소리는 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물고기 같은 느낌이다. 감정에 비유하자면 약간의 쓸쓸함과 고독함 속에서 싱그러운 마음들이 콕콕 올라온다고 해야 할까. 정확히 따지려 들자면 이도 저도 아닌 기분이지만, 그 안이라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완전히 고요하지도 시끄럽지도 않은 어중간 한 사이, 그 매력적인 틈에 눌러앉아 옅어진 감정들을 되새김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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