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_소실점
50킬로 100킬로
가끔 더 빠르게 달려도 매번 그 자리
느려도, 빨라도
딱 속도만큼만 물러났다
사실은 알았다
어떻게 해도 도달할 수 없다는 걸
조급 함이었을까, 늦기 싫었던 걸까
아니, 알았잖아 늦고 이름 따위 없는걸
옆이나 곁눈질했던 거잖아
조금이라도 앞서야지
뒤처지지 말아야지
최소한 비슷하게는 가야지
소실점을 골대 삼아 달렸던 건
사실 지는 게 싫었던 거야
쥐어야 할 깃발이라도 있는 마냥
목표 삼아 내달린 건
욕심이 들통날까 적당히 핑계 삼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