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4주 차

하루 5분, 명상 일기

by 감정수집

명상 4주 차

<명상음악: Mickey Newbury Lyrics- Poison Red Berries>


명상 속 나

동산 위에 앉아 있다. 동산 아래에는 논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누렇게 익은 벼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내가 앉아 있는 동산 꼭대기엔 큰 나무가 있고, 나는 그 아래서 해를 피하고 있다.


명상의 고요함에 청각을 자극하는 건 논가로 다니는 경운기 소리였다. 어릴 적 들었던 경운기 소리가 명상 속에서도 정겹게 들려왔고, 일하는 농부들, 새참을 먹고 있는 사람들, 경운기를 운전하는 사람 모두 어린 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떠올랐다.


내가 앉아있는 동산은 모두 잔디밭이고 오로지 내가 기대고 있는 등 뒤의 한그루 나무만 있었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잎 비비는 소리가 들려왔고 동산의 흔들리는 잔디는 내 다리를 살살 간지럽힌다.


명상 밖 나

이번 주는 두 번의 음주로 명상시간을 많이 빼앗겼다. 보통 10~11시 사이에 명상을 하는데,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오면 그대로 기절하는 바람에 하루를 소비하고, 다음날은 숙취로 집중력이 저하되어 명상을 하는 의미가 없어 하루가 더 소비된다.


두 번의 음주에 명상시간을 빼앗기긴 했지만 명상을 시작한 후로 음주생활 자체에는 변화가 있었다. 음주 다음날은 저녁까지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술을 마시는 동안 몸을 추스르려 노력한다. 또 많이 마시게 되는 경우에는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렇게 노력하는 건 나이가 들면서 술을 마시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실히 느끼기 때문인데, 명상을 시작하면서 뇌 건강(?)을 매우 챙기게 되니 술을 마시는 동안에도 그리고 술을 마신 다음날에도 술을 마시는 동안의 기억을 또렸히 기억하려 한다.


명상으로 바라던 변화가 내가 바라던 모습의 변화는 아니지만 분명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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