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아웃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것 같다. 추위가 옷 속으로 스며드는 걸 보니. 여름엔 시원한 나무 밑에서 자연을 느끼며 명상하기 좋았는데, 이제는 겨울의 아름다움을 느껴야 할 차례이다. 눈 내리는 창밖을 볼 생각을 하니 조금 설레기도 한다.
이번 주는 화요일 발표 이후 완전 넉다운이 되었다. 모두들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고도로 집중한 후면 한동안 머리를 사용하지 못한다. 예전에 첫 강의를 하던 때 계절학기 한 달 강의였지만 두 달을 집중한 적이 있었는데 학기를 마친 후 세 달 동안 머리 쓰는 일을 거의 하지 못했다. 마치 한정된 리소스를 끌어다 쓰는 것처럼 말이다. 세 달을 헤맸으니 아마 이자도 좀 붙은 모양이다.
번 아웃된 머리 속 생각들이 타고남은 잔해물들 같이 바람에 떠돌기만 하니 뒤죽박죽 좀처럼 집중하기가 어렵다. 시간이 약이라고 며칠간은 여유롭게 있어야 한다만 이번 주 전시회 참가로 또 정신이 없을 예약이라 걱정만 쌓여간다.
다시 조용히 명상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