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을까」
나무 그늘 아래에서 숨죽이며 바라보다
여름강아지 혓바닥처럼 잎사귀 축 늘어지고
날개 사이 등어리에 땀방울 몽글히 떠올라서
가슴 한가운데 푹 덜어내 울림통을 만들어봅니다
쓰릅쓰르르쒸이이이쓰르르
제가 하는 말을 모르실 테지만
참으로 어렵게 건넨 말이에요
오늘도 따뜻해지고 있다고 전해주고 싶었어요
어젯밤 기침 소리가 안쓰러워서가 아니고
오늘 저녁은 잘 챙겨 먹었는지 걱정되어서가 아니고
당신의 하루는 어떠했는지 궁금해서도 아니고
그냥 그냥 날씨도 저도 따뜻하다고
쓰릅쓰르르쒸이이이쓰르르
당신의 표정은 피부 밑쪽 깊숙한 곳에 담겨서
여기서는 잘 보이지 않아요, 혹시
시끄러워 잠 설쳤다면 미안해요
세상에, 오늘 밤엔 눈이 감기네요 큰일입니다
자, 그럼 내일도 흠뻑 따뜻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