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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lden Tree Mar 16. 2021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당신에게

Carpe Eiem!(까르페 디엠!)

오늘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다녀왔다.

미용실에 앉아 있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길어서 불편한 점이 있었던가?

그런데 왜 나는 꼬박꼬박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오는 걸까?'


요즘 바쁘다 보니 미용실에 가야 할 때를 놓쳤고, 머리가 길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만난 동생이

"언니, 머리 많이 길었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미용실에 다녀온 지 꽤 오래됐음을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머리가 어정쩡하게 길어

마치 추노 속 주인공 같기도 했다.

그 후로 머리가 계속 신경쓰였다.

동생을 만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딸아이에게

"엄마, 머리 많이 길었지?"라고 물으니

딸아이는,

"엄마, 머리 기르지 마. 엄마는 짧은 머리가 더 예뻐."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짧은 머리가 예쁘다는 말까지 들으니,

나의 맘은 분주해진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부랴부랴 동네 미용실을 예약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머리를 자르러 바쁘게 다녀왔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 머리를 잘랐을까 ?

머리 길이도 이토록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는데, 다른 일은  봐도 뻔하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늘 의식하며 살아간다.

타인의 눈에 비쳐지는 나의 모습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나를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인의 눈에 예쁘게 보이기 위해,

타인의 눈에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나를 함부로 대하면서  타인을 위해 더 신경 쓸 때,

그렇게 애쓰며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싫어질 때

이 말을 생각해 본다.




"Carpe Diem!"

(까르페 디엠!)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준 말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까르페 디엠! 이라 말하며, 현재를 즐기라고 말한다.


사실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타자의 시선에 이끌려 사는 삶을 당장 때려치우고,

"달빛 고요한 밤에 자신이 홀로 추는 춤에서 내뿜는 기운에 온전히 몰입하라."는 의미로 강조했던 말이다.

Carpe Diem!(까르페 디엠!)

지금 현재에 몰입하기 이전에,

타인의 시선에 이끌려 사는 삶을 당장 때려치우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모습을 즐기기 위해서,

먼저 필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다.

가끔 낯선 여행지에 가면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 자체로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면서 행복하다는 느낌까지도 든다.

조금은 타인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일까?


달빛 고요한 밤에 춤출 용기는

죽었다 깨어나도 없지만,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어딘가로,

나를 찾는 사람이 없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순간이다.



* 까르페디엠에 대한 해석은 배철현(2018), 수련, 21세기 북스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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