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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lden Tree Feb 17. 2021

“어느 초등학교 출신이야?”

중학교 1학년들이 입학하고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뭘까요?

중학교 교실에서 첫날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무엇일까?


바로  “너 어느 초등학교 나왔어?”이다.

이 말을 처음 듣고 속으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조용히 적막히 흐르다가 "너 어디 출신이야?"라고 하는 조폭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아이들은 어느 초등학교 출신인지를 매우 궁금해한다.


 반에 있는 학생들이 30명이라 한다면, 보통 3~4개의 초등학교의 출신들이 모인다. 그리고 중심지에 있는 중학교 같은 경우, 사립 초등학교 출신이 한반에 1~2 정도 있다.


1학년  학부모 상담  어머님의 고민을 얘기해.보려한다.

당시 근무했던 중학교는 광역시에 있는 공부  한다는 애들이 모이는 그런 학교였다.

쉽게 말해 강남 8학군처럼 지방에서는 그런 학군이었던 셈이다.

부모님들의 관심을 넘치게 받은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그 당시 우리 지역에는 사립초등학교가 두 군데 있었고 그 아이는 그 중 한 사립초등학교 출신이었다.

어머님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우리 아이가  동네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어요. 친구가 없으면 어쩌죠? 선생님이 신경  써주세요.”

라고 말씀하셨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 부모님들은 크게 두 가지를 걱정하신다.


하나는 학업에 대한 걱정이고, 또 하나는 친구에 대한 걱정이다.

학업에 대한 걱정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다.

대한민국은 입시공화국 아니던가.

능력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구도를 조성하다 보니 학업위주의 학교문화가 늘 안타깝다.

 

요즘 부모님들은 학업에 있어서는 아이와 한 팀이 되어 움직인다.

또한 좋은 학원, 좋은 과외교사등 사교육에 대한 정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니 이 부분은 부모님들이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친구에 대한 걱정은 다르다.

엄마가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도 초등학교 저학년때나 통하는 말이지, 중학생들에게는 어림없는 소리다.

괜히 엄마가 친구를 만들어주려 했다가 아이와 사이만 멀어지기 일쑤다.

이일은 중학생을 두신 학부모님들께 절대 권하지 않는 일이다.

아이를 위해서도, 아이와의 관계를 위해서도 옳지 않다.


중학교 3년이라는 기간은 친구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 시기다.

특히 1학년 때 어떤 교우관계를 맺는냐에 따라 아이의 중학교 3학년이 달라지는 경우도 수시로 보았다.

친구관계에 있어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들보다 더 민감하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중학생들은 부모님보다 친구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서운할정도로....

그러다가 보통 중학교 2학년 2학기 후반, 10월경쯤 되면 친구관계에서 많이들 집착하지 않고 자유로워진다.

본인들도 깨달음의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우리도 살면서 가끔은 느끼지 않던가.

인간관계에 집착하면 더 힘들어지고, 인간과의 문제를 해결할 때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모님들은 사춘기에 접어든 우리 금쪽이들이 행여나 나쁜 친구를 사귀게 되어 안 좋게 변할까 걱정하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것처럼 우리 금쪽이가 왕따를 당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하신다.


엄마가 되어야 어른이 된다는 옛말이 다 옳았다.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들을 볼때 엄마의 마음과 교사의 마음이 공존한다.

그리고 부모의 마음도 함께 한다.

엄마가 되고 어른이 된 기분이다.

나도 내 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공부걱정, 친구걱정으로 뜬 눈으로 밤을 지낸 적이 종종 있다.


친구문제 때문에 종종 어떤 부모님들은 사립초를 보내다가 5학년 말이나 6학년 때는 동네 초등학교로 전학을 시켜 친구를 만들어주려 하신다.  


이분들께

"하지만, 어느 초등학교를 나왔는지는 정말로 정말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 말을 믿으셔야 합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중학교에 입학하여 어느 초등학교를 나왔는지에 영향을 받는 시기는 길게 봐야 3월 한 달 뿐이다.

진짜 길어야 한달이다.


18년의 관찰결과

보통 3월 첫 주는 같은 학교 출신끼리 모여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거나 등하교를 같이 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도 3월 첫 주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친구관계도 중요하나 낯선 중학교에 적응하기도 바쁜 시기다.

타인과의 관계 맺음도 중요하나 우선 자신의 생존이 먼저 아니던가!!!!!!


그리고 3월 둘째 주 부터는 서서히 아이들의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서로에 대한 탐색을 하는 시기다.

이제 생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욕구가 싹트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우리도 사람을 만날때 몇 마디 이야기하면 저 사람과 내가 친해질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지 않던가.

중학교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쉽게 말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친구를 찾는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고 어느 초등학교를 나왔느냐 보다는 코드가 나와 맞느냐가 먼저가 된다.


그러니 어느 초등학교를 나왔는지는 중학교에 입학할 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말씀!!!!


부모님들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학교에서 친구도 잘 사귀고 잘 지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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