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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머 Oct 22. 2023

제 고민이 하찮아서 죄송해요.

나는 세상 고민이 많은 사람이다. 최근에는 고민이 많다는 사실이 고민이라 고민을 한 켠으로 치워버린 상태이다.


고민의 진짜 문제는 고민이라는 것의 속성이 그렇듯 지나고 보면 정말 별 것이 아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결국에는 그 고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 고민의 가장 큰 문제이다.


나의 고민이 별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시간의 흐름에 기대는 수밖에 없지만 다른 방법이 하나 있다면 다른 이들의 고민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이의 고민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고민의 하찮음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내가 작아지는 것처럼 내 고민도 나락으로 떨어진다.


내가 앞으로 뭐 먹고살지 고민할 동안 할아버지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삶을 마무리하지라는 고민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부끄러워졌다.


할아버지에게 내 고민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저 할아버지의 삶이 무료해서 고민일 것이라는 자만한 생각에 빠져있었다.


자녀들의 말이라면 그저 오케이인 당신께서 자녀들에게 주는 것이 그저 당연한 당신이 망설이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할아버지가 그저 불안함에 반대하시는 줄말 알았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본인의 의지로 삶을 이어가지 못할 때를 보고 계셨다. 고민의 결론은 할아버지 본인 수중에 돈이 있어야 자식들에게 신세를 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도달한 것이다.


나는  그 말이 슬프기보다 충격이었다. 지금의 할이버지에게 그런 순간이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의 고민은 굉장히 한정적이다. 내가 겪은 일, 앞으로 겪을 일, 그리고 내게 닥칠 일을 고민한다.


하지만 고민이 삶의 진실을 깨닫는 순간이 오면 행복의 이면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나의 고민이 진실이 될까 두려워 고민 대기열에도 끼지 못하는 그 진실을 마주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오늘도 제 고민이 짧아서, 그 앞에서

너무나 하찮아서 죄송해요.


오늘도 하나의 반성을 써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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