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아닌 필수로 해야할 OO운동
20대는 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시기다. 하지만 30대는 다르다. 무슨 일을 하든 몸의 눈치를 보게 된다. 간단한 예로 퇴근 후 월요일 술자리는 물론 저녁 약속 잡기가 꺼려진다. 술이 잘 받는 타입이 아닌데 회복력도 더뎌 다음날이 힘들기 때문이다. 어차피 저녁 먹을 건데 저녁 약속은 괜찮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20대에는 몰랐다. 누구든 만나면 감정 소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래서 감정 소모보다 혼자 있는 시간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물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외향형 인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내향형 인간은 컨디션에 따라 옆에 누군가를 상대하는 것 자체가 피곤할 수 있다.
20대 is 뭔들
30대가 됐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운동도 마찬가지. 20대에는 한끼만 굶어도 배가 홀쭉해진다. 30대에도 굶으면 배가 들어가겠지만 나이 들수록 굶어서 빼는 건 점점 어려워진다. 그렇지 않아도 체력이 부족한데 공복 상태가 지속되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30대는 체지방만 뺀다고 기뻐할 나이가 아니다. 30대부터 매년 조금씩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체감상 살이 잘 빠지지 않는 걸 느낀다. 식욕이 왕성하던 20대에는 먹는 양을 조절하면 충분히 체중이 조절됐다. 반면 30대에는 아침은 달걀 한 개, 점심에는 과일, 두부, 달걀, 저녁은 한식을 먹어도 현상 유지되는 정도다.
이미 오랜 다이어트로 무난하게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데 남자친구가 근력운동을 추천했다. 출근할 때마다 졸리다, 피곤하다를 반복적으로 얘기했더니 운동을 해보라는 것이다.
나: 나 운동하고 있어. 줌바하잖아.
남자친구: 그런 거 말고 근력 운동 말이야.
건강을 위해 운동하다
오래전부터 들어서 안다. ‘살 빼려면, 여자라면 더욱더 근육에 집중해라’부터 시작해서 ‘근육이 많을수록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 된다’까지. 알면서도 운동 기구에 손이 가지 않았던 이유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을 하려면 전문가에게 PT를 받아야 하고 혼자서는 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PT는 꽤나 비싸고 근력 운동을 한다고 해서 바로 근육이 붙어 살이 마구 빠지지 않는다. 비루한 주머니와 빠른 감량 효과 등을 고려했읓 때 홀로 죽어라 걷고 뛰는 쪽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김민경이 운동뚱으로 화제가 되면서 근력 운동에 대한 시선이 점차 바뀌고 있다. 그녀는 근수저(타고난 근력을 뜻하는 말로 근육 금수저 줄임말, 네이버 오픈사전 참조)라 레그프레스 300kg을 거뜬하게 밀어낸다. 이 장면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비록 근수저가 아니어도, 여자들도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이미 그녀는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마음껏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하는 만큼 먹고 살을 뺀다’란 말은 다이어트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다이어트의 성공은 식이요법에 달려있다고 말하는 현실에서 그녀는 보란 듯이 즐겁게 식사하고 열심히 운동한다. 마음껏 먹고 (근력)운동하여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회가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마름에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마른 몸이 아니어도, 배에 복근이 똭 잡히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그녀의 변화에 박수를 보낸다. 실제로 그녀의 혈색은 눈에 띄게 좋아졌으며 근력 운동을 넘어 필라테스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남들의 시선이 아닌 개인의 건강을 위한 운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의 파급효과는 대단했다. 역기와 근력 운동 기구가 가득한 공간에서 역기와 아령을 드는 여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여성들의 웨이트 기구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홈트레이닝이 뜨는 이유도 있지만 근력 운동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확실히 많아졌다.
근력 운동, 선택이 아닌 필수
사무직의 비애는 목, 어깨, 허리, 손목 등 다양한 부분에서 나타난다. 장 시간 앉아있는 탓에 경직된 어깨와 디스크가 의심되는 허리, 찌릿한 통증이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바로 그것이다.
교통사고가 나고 MRI를 찍은 후, 허리 디스크가 본래 있어야 할 자리를 탈출한 사실을 알게 됐다. MRI를 찍기 전 엉덩이 부근의 뼈가 아파 엉덩이 쪽을 찍어봐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그 부분의 통증은 허리에서 시작됐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MRI 결과, 정말로 허리 아래쪽에 디스크 탈출증이 있었고 탈출한 부분이 신경에 영향을 줘 통증이 엉덩이 부분까지 연결된 것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병원 치료가 끝나더라도 꾸준히 하체 운동을 하라고 조언했다. 회복기를 가졌으나 허리는 툭하면 아팠고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았다. 남자친구의 조언대로 건강을 위해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남자친구에게 부탁하니 흔쾌히 자세를 잡아줬다. PT는 받을 때마다 횟수로 돈을 내는데 남자친구 찬스는 항상 쓸 수 있어 좋았다. 얼마 전 그는 중고나라의 근돼(근육 돼지의 줄임말) 아저씨를 통해 운동 기구 세트를 구입했다. 10kg 봉, 5kg, 10kg 원판, 바벨을 구비하여 시간 될 때마다 들었다.
근력 운동을 하다 보면 잘못된 자세가 발목을 잡는다. 처음이라면 더더욱 자세를 제대로 잡아줄 전문가가 필요하다. 남자친구가 전문 헬스 트레이너는 아니지만 유튜브와 책을 섭렵하며 배운 지식을 통틀어 자세를 잡아주기 시작했다.
우선 그에게 배우기 시작한 건 데드리프트였다. 데드리프트에서 애를 먹은 이유는 척추 중립이 되지 않아서였다. 보통 여자들이 데드리프트를 하며 가장 많이 하는 실수이기도 하다. 지금은 중량을 조금 쳐서 무겁지 않기 때문에 허리가 괜찮지만 중량을 많이 칠수록 잘못된 자세는 허리에 독이 된다. 척추가 곧게 펴진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아래 그림과 같이 척추가 휘어지는 전만 상태가 되면 안 된다.
이를 교정하기 위해 나무 막대기를 등에 대고 곧게 펴진 것을 인지하며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힘을 줘야 할 때 즉, 시작하기 전에는 숨을 들이마시고 일어날 때 숨을 뱉는다. 팔은 몸에 가까이 붙여야 하며 수직으로 내려간다. 여기서 허리를 과도하게 앞으로 내밀거나 뒤로 빼면 안 된다.
3대 운동 중 하나인 데드리프트를 하면서 자세 하나에도 신경 쓸 게 참 많구나 싶었다. 첫날에 열심히 한 효과는 다음날 바로 나타났다. 안 쓰던 근육이 엄청 당기면서 근육통이 생겼기 때문. 근육통을 줄이려면 마무리로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는 것 또한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