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평김한량 Aug 04. 2016

이웃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다.

집을 지으면서 얻게 된 소중한 이웃. 

 집을 지으면서 계속해서 생기는 변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백만 원의 손실을 크게 입게 될 위기도 생기게 되었었습니다.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할 때. 자신의 일처럼 고민을 해주던 고마운 이웃이 있습니다.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작년에 먼저 집을 지었던 건축주였습니다. 


 집을 짓기 전에 책을 보고 여러 토론을 거치면서 검토를 했지만. 미리 지어본 사람이 알려주는 생생한 이야기에 비하면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월세로 얻어놓은 집이 멀기 때문에 차가 끊기면 스스로 우리 부부를 집에 바래다주셨습니다. 그런 선한 마음을 가진 이웃을 가진 것은 양평에 귀촌하면서 얻은 가장 큰 보물과도 같습니다. 


아파트에 살면서 얻지 못했던 이웃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아파트보다는 좀 더 서로를 알고 지낼 수 있는 기회도 생기게 됩니다. 그 집에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동네의 아이들이 함께 몰려와 집 앞에서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마을의 사랑방과 같은 느낌의 그곳은 공사현장을 지나며 볼 때마다 흐뭇한 마음을 주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건축 시공법은 아직 정립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감리 당시에 왔었던 전문가들 역시 캐나다식 집을 지으면서 한국 실정에 맞게 계속 바꾸는 과도기임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전문가들도 발전시키는 단계인 상황에서 완벽한 집을 짓고 싶어 하는 건축주들은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 와중에 함께하는 건축주를 위해 걱정해주고 먼저 손 뻗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행운입니다. 집을 짓게 되면 모르는 것을 처음 해볼 때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곳에 내려와서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저는 계획서를 작성하느라 하루 시간을 대부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 고생스러운 마음을 잊게 해주는 것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이웃들의 인사입니다. 


우리가 아파트에 살면서 생각하는 '이웃'이라는 개념은 어떤 것인지 고민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혼자 인사하고 쓴웃음을 짓던 시절을 생각하면 우리 부부를 걱정해주는 분들로 인해서 힘이 납니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순간. 이 순간에서 느껴지는 것은 '마음' 혹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혼자가 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피곤합니다. 


사람은 어울립니다. 

그러나 나는 피합니다. 


계속해서 이어져온 도시의 생활에서 '사람'은 피해야 할 대상으로 느꼈던 것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서서히 우리 사회가 형성하고 있는 '개념'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해도 갑니다. 혼자 밥 먹는 것이 익숙해지고. 편의점 도시락은 매년 매출 신기록 경신을 하고 있습니다. 


독서실같은 일본의 맥도날드. 긍정도 부정할 수 없는 1인시대의 모습이다.


이웃은 이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웃이 사라진 곳엔 '혼자'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택 투어를 위해 일본에서 머물던 한 달 동안 맥도널드 1인석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저 역시 서서히 혼자가 되어가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언젠가는 맥도널드 1인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이웃은 먼저 손을 건넸고. 집을 지을 때 발생하는 위기와 위기 사이에 용기를 주었습니다. 집 짓기가 50% 이상 완료되면서 이제는 어떻게 자료를 정리하고 미래의 건축주들을 위해서 내용을 만들어낼지 고민입니다. 아마 이 자료들이 완성된다면 그 이웃이 절반의 완성은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혼자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서히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을 지을 때 서두르면 안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