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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Sep 13. 2016

지진이 경고하는 대한민국의 안전.

경주 규모 5.8 지진과 세월호 사건. 불안한 국민.

우리나라 지진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은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로 생각했던 국민들에게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지진이 앞으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안심시키지만 국민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안전대비는 어디까지며. 정말 앞으로 강진은 없을 것인지 알아봅니다. 


일본에서는 수차례 지진이 일어나지만 내진설계와 대응으로 인해서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1923년 9월 1일 도쿄와 요코하마를 덮친 대지진으로 인해서 유래 없는 피해를 입었던 상처가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막대한 피해를 막고자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불의고리 지역에 살짝 걸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진의 안전지대 대한민국?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안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거 안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앞으로도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건물들이 내진 설계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지진을 통해서 검증이 되지 않았고. 건축법에 미달하는 부실공사가 이어져 잠재적으로 건축물에 대한 안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규모 5.8 지진의 힘은 막대했습니다. 경주 외에 서울에서도 그 지진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으며. 여러 지역에서 지진을 감지했다는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지진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이어지며 여진의 힘이 계속해서 이어져 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내진설계에 따른 설계와 시공은 비용 상승으로 직결되지만 상당한 가치가 있다. 

전국 내진설계 건물은 6.8%에 불과


어떤 분은 우리 국민들의 불안을 예민하다고 폄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내진설계를 해야 하는 건축물 143만 9천549동 중에 내진 설계가 적용된 것은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약 이것을 전체 건축물로 확대 하게 되면. 698만 6천913동 중 내진율은 6.8%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 있는 건축물은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들이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경주의 지진은 규모 5.8이었지만. 규모 6.0 - 7.0 의 지진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2045년까지 내진율 10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하는 정부지만. 늦은 감이 있습니다. 


고베 지진은 일본의 대응으로도 막지 못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대응태세를 높이고 있다. 관공서의 협조는 물론이고 국민이 자발적으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잊지 않고 있다.


고베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은 바로 부실한 골조에 '기와'가 올라간 경우였습니다. 지진에 철저히 대비하는 일본이었지만. 오래된 건축물의 경우 보강하지 않아 기와가 무너지면서 어마어마한 무게가 가족을 덮치는 사건 사고가 여기저기서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가정집의 규모 역시 내진설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물론 설계와 시공에 비용이 추가되겠지만 집이 무너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에 비하면 결코 아까운 비용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건축물의 6.8%만 내진설계가 된 상황에서 국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6년 9월 12일 19시 44분 규모 5.1 지진.

2016년 9월 12일 20시 32분 규모 5.8 지진. 

2016년 9월 13일 00시 37분 규모 3.1 지진. 

2016년 9월 13일 08시 24분 규모 3.2 지진.


이렇게 해서 여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불현듯 생각나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부산의 지진의 징조입니다. 개미떼가 해안가에 나타나는 것과 울산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났습니다. 또한 심해어들이 심심치 않게 잡히면서 이것은 지진이 징조가 아니냐고 국민들은 물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유언비어라고 딱 잘라서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한 원인은 밝힐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의 피해가 걱정되는 경주의 문화재들. 다행히 아직까지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원인 없는 불안은 없다. 


사람은 생존을 위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각종 사고와 위험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합니다. 과거에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미래에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비를 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 화재, 씨랜드 화재, 세월호 사건 등. 우리가 대비하면 지킬 수 있었던 생명들을 죽음으로 모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지진까지 불안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진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대비를 하지 못할 경우 수천 명, 수만 명이 사망할 수 있는 최악의 천재지변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경주의 규모 5.8 지진에서 배워야 할 점은 없었을까요? 

국민은 어떤 점을 정부로부터 미숙한 대처를 지적하고 시정하길 바랄까요? 


먼저 지진이 발생한 후에 10분 뒤 지진 발생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되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렇게 늦은 정보는 쓸모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문자조차 받지 못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더욱 불안하게 되었습니다. 2차 지진 발생 후에도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되었지만. 역시 문자 안내를 대부분 받지 못했습니다. 


울산시에서는 지진행동 요령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가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짐은 최소로' '침착하게 행동' '유언비어를 믿지 말자' 등. 너무나도 상식적인 내용 12가지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응 매뉴얼로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도쿄에서는 '지금 대비하자'라는 캐치프라이즈로 '도쿄 방재'를 내놓았습니다. 일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로 책자를 만들고 온라인에서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PDF 파일로 제작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어는 물론. 중국어와 영어로도 제작되어 있는 책자. 지진에 대한 대부분의 이해도를 높였고 실전에서 써먹을 요소가 많다. 집에 비상식량과 식수. 여러가지 대비를 꼼꼼하게 안내한다

안의 내용을 보면 '1~2주에 해당하는 음식이 각 가정의 냉장고에 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냉장고의 식품은 냉동고에 있는 것부터 먹고 만약을 대비해 햇반과 씻어 나온 쌀을 준비할 것을 안내합니다. 집 문에 가까운 비상 가방을 만들어서 안에 구급함과 여러 가지 물품에 대한 실제적인 예가 그림과 함께 적혀 있습니다. 이렇게 세세한 안내와 함께 그림 위주의 설명은 실천하기도 쉽고 위기에 써먹기 좋게 편집되어 있었습니다. 이 안내 책자는 PDF 파일로 한국에서도 유행처럼 공유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한국어 책자를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대비되어 매뉴얼이 정비되면 좋겠습니다. 매뉴얼뿐만 아니라 실제 상황에 걸맞은 안전교육이 이뤄지고. 부실공사에 대한 처벌 강화는 꼭 필요합니다. 안전사고에 무감각한 상황에서 지진은 피해 규모를 걷잡을 수 있습니다. 


되돌이킬 수 없는 안전사고 이젠 그만. 


세월호 사건으로 우리는 304명의 아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건을 '교통사고'로 격하시키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후 구해낼 수 있는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살려낼 수 있는 인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절대 온전한 대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안전불감증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는 단순히 정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건설사는 물론이고 이 사회 전체에 뻗어 있는 안전불감증은 작은 사건을 크게 만들어 치명적인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제 규모 5.8 지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더 큰 지진이 있을 수 있으니 대비하라는 이야기를 말이죠. 


대한민국에 FM이 어딨어. 
귀찮아. 이 정도면 됐지. 
까다롭게 군다. 적당히 하자. 


이 정도 해도 충분하지. 자재를 바꿔치기 하자. 


 '빨리빨리'를 외치며 만들어 놓은 수백만 개의 건물은 내진설계는 고사하고 부실시공이 의심되는 등. 국민이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정부의 대처는 실제적으로 효과를 보기엔 매우 미흡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후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며. 실무자 몇몇만 징계를 받는 수준에서 마무리됩니다. 

세월호 사건과 유사한 패턴을 보여준 영화 '터널' 우리나라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종을 울렸지만. 아직 현실적으로 달라진 것은 많지 않다. 
이제 안전불감증으로 피해를 볼 사람은 누굴까요? 

아마 제 차례가 된 것은 아닐까요?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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