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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Feb 15. 2017

집을 짓기로 결심하는 5단계.

가장 처음에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집 짓기를 처음 결심을 한다고 하더라도 참 모든 것이 막연합니다. 저 역시 집 짓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 그리고 겨울철 난방비는 100만 원이 나오고. 너무 심심해서 할 것이 없어 외로움에 머지않아 나갈 것이다라는 이야기만 들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은퇴 후에 저 푸른 초원 위에 구름 같은 집을 짓고 싶다는 막연한 이야기가 모두의 바람이기만 했습니다. 

겨울왕국을 체험하는 정원의 모습.

 이제 양평에서 집을 짓기 위해 준비 기간이 2년여 걸리고. 집을 짓고. 이제는 4계절을 검증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이웃집들의 경우 2년을 넘어 3년을 향해 달려가는 분들도 계십니다. 집 짓기를 결심한 후에 어떤 점이 사실과 다른지. 좋은 점과 힘든 점을 안다면 건축을 시작하는 일이 좀 더 쉬울 것입니다. 


아파트를 버리고 전원주택을 짓다는 현재 94편에 이르는 포스팅이 있습니다. 구독을 하시면서 모두 읽어본 분들도 계시겠지만. 너무 바빠서 요약을 원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100편 가까이 되는 내용을 한번 압축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매일 날아오는 건축에 대한 질문을 함께 설명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이곳의 글은 제 개인적인 기록. 일기와 같은 글들로 생각하고 적었지만. 이제 이 글들로 인해 집을 실제로 설계하고 건축을 결심한 분들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무거운 책임감까지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감이 안 올 때. 건축주는 무엇부터 준비하면 좋을까요? 정말 도시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요? 


https://brunch.co.kr/@lklab2013/15


1편. 집을 짓기로 하다. 


먼저 집을 짓기로 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혼자 집을 짓기로 결심하게 되고 나중에 선언을 하게 되면. 가족은 폭탄을 맞은 기분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도시의 삶에는 분명 장점이 있는데. 그것을 일방적으로 포기하라고 선언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머지않아 도시로 다시 리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원주택의 경우 환급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리한 이주계획은 현실적인 금전적 손실로 이어집니다. 도시의 장점과 전원생활의 장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결심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충분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제가 집을 짓기로 결심을 했었던 이유는 삶의 밸런스였습니다. 


1. 자유 (신념)

2. 가족

3. 경제

4. 취미

5. 소유

6. 새로움 (혁신)

7.......


이와 같은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 써내려 가면서 정말 결심을 하더라도 후회를 하지 않을 것인지 다짐하고 또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과정에서 아내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무리 미국에서 목조주택에서 살아보았고. 지방에서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내는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을 벗어나 살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충분한 배려가 필요했습니다. 


배려라는 것은 내 생각을 잘 이해하도록 계속해서 반복해서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강요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들이 그곳에서 어떤 삶을 누리게 될지 분명히 알려주고. 도시의 삶을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16


2편. 결혼 후 들었던 의문들

 저희 부부는 도시를 떠나기로 했다고 해서 바로 땅을 구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혼이란 무엇이고.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많은 시간을 두고 대화와 고민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물론 결혼 후에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늦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대비라는 것은 시작하기 전에 준비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에 결혼 후에 부부의 만족도가 매우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슷비슷한 도시의 삶에서 어떤 것에 가치를 둘 것인가 개인이 선택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높은 물가 속에서 돈을 떠나서 살기란 역시 불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결혼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면. 전원주택이 우리 부부에게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더 깨달을 수 있습니다. 


결혼 후에 신혼생활을 하다가 아파트 대출금으로 인해서 맞벌이를 하고. 아이가 태어난 후에 아이로 인해서 부부의 대화가 줄어들게 되는 것. 결국 아이를 위해서 더 큰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다시 대출금은 늘어나는 현실. 그 가운데 아이가 독립할 때즘에 부부에게 남은 것은 다 갚지 못한 대출금이 있는 아파트 한채. 바쁜 도시 생활에서 가족 간의 추억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위의 상황은 극단적인 현실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가 조금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만들 빚을 생각하게 되면. 위의 상황을 벗어나기란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삶은 결정에 따라 크게 다른 결과로 이어집니다. 무언가 좀 더 느린 속도의 결혼생활이 필요했습니다. 본질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17


3편. 신혼여행에서 만난 행복한 필리피노.


 전원생활에 대한 정보를 모으게 되면. 대부분 은퇴하신 분들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은퇴 후에 공무원의 연금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한 분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부분이 컸습니다. 저희는 결혼을 했을 때. 여행사의 신혼여행이 아닌 2만 원 정도 되는 필리핀 모텔에서 자유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현지인들과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곳에 있다 보니. 그들의 삶을 좀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쩌면 제가 위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진 것은 저희에 비해서 1/10 도 되지 않고. 공산품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비싼 섬나라의 특성을 갖고 있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몇 차례 방문하면서 저는 저 아이들에게 인생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됩니다. 여기서 나이에 대한 개념을 철저히 부수게 됩니다. 14세의 아이들은 제게 가장 큰 스승이 되었습니다. 이토록 행복에 대해서 삶으로 증명한 사람은 제 평생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21


4편. 신도시 VS 전원주택. 선택은? 


 먼저 신도시와 전원주택을 놓고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서울에서는 정말 잘 정비되어 있는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최소 6억대 이상은 있어야 마음에 드는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이하의 집도 많다고 하지만. 차로와 인도에 대한 구분이 거의 없거나 2중 주차로 인한 심각한 문제를 겪는 등. 과밀화된 인구 문제를 고스란히 겪게 됩니다. 그럼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정비가 되어 있는 신도시로 가거나.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을 하는 것입니다. 삶에서 복잡하지 않은 곳에 터를 잡는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뭔가 소음도 많고 공해도 많으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을 한다면 마음의 여유를 갖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신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구도심을 벗어나 좋은 대안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수백 년 전에 형성된 구도심에 비해서 현대 트렌드에 맞도록 조성된 신도시는 정말 좋아 보입니다. 신도시의 여러 가지 장점으로 인해서 3040세대는 많은 이주를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격. 


신도시는 원래 아무것도 없던 곳을 대단위로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도로나 편의시설. 녹지 등은 개발을 하게 되는 지역에 세금 혹은 개발 부담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파트 가격에 반영이 된 곳이 많아서 지역의 위치에 비해서 가격이 비싼 것이 현실입니다. 위치 역시 수도권이라고는 하지만 직장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출퇴근 거리도 감안을 하게 됩니다. 가격이 서울에 비해서 저렴해 보일 수 있지만. 가격에 대한 부담은 같은 현실입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22


5편. 한국의 대표 전원주택지 TOP4 비교여행.


신도시와 전원주택을 비교하게 되면서 신도시의 대안으로 전원주택에 대해서 더욱 본격적으로 알아보게 됩니다. 전원주택지로 알아보게 되는 곳은 자연하면 딱 떠오르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전국 지도를 펼쳐놓고 열외 없이 지역 탐색을 합니다. 


1. 양평 

2. 제주도

3. 가평

4. 용인 


이 네 군데가 물망에 올랐습니다. 네 군데가 선정이 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우리나라 부동산은 폭등하는 시기를 겪습니다. 비교적 아파트의 폭등으로 인해서 전원주택지 역시 들썩 거리기도 했습니다. 제주도는 가장 상황이 심각해서 아쉽게 생각을 접기도 했습니다. 전원주택을 원하기는 했지만. 원래 시세의 3~4배를 주고 땅을 구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원주택지 4개의 지역에 필지로만 따지면 20군데 정도를 돌아다니면서 땅을 살펴보았습니다. 자동차가 없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땅 하나를 보러 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땅을 보라고 해도 걸어 다니면서 찾을 것 같습니다. 


걸으면서 봐야만 하는 땅. 


그래야만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땅을 보러 갈 때. 휙 들어가서 휙 나가게 되면. 나중에 알게 되는 혐오시설 등의 문제로 인해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걸으면서 주변의 모든 상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딱 보고 마음에 들어서 도장을 딱 찍는 일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전원주택은 꿈이 아닌 현실. 


집을 짓는 것은 한번 해보면. 정말 보람이 있는 일입니다. 아파트에서는 내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적고. 투기세력으로 인해서 상당한 거품이 있지만. 전원주택을 짓는 일은 형편에 맞게 그리고 나만의 설계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심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이런 결심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료를 갖고 시작해야 후회를 덜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심하기까지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중심이 필요합니다. 어떤 일이든 언젠가는 해야지 한다면 이루기란 어렵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함께 해야 하는 가족에게 에너지를 얻으면서 함께 해나가야 합니다. 


시간을 짧게 잡아도 안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쇼핑인 땅과 집을 구입하거나 짓는 일은 신중해야 합니다. 저는 집을 지을 때. 20권 정도의 책과 20회에 이르는 시공사를 만났고 2년여 동안 준비를 했습니다. 그 결과 고민했던 일들은 대부분 대비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전원생활 역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관리가 피곤하기만 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하기. 


 글을 쌓아놓고 보니. 너무 많은 분량이라 엄두가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정리를 해보고 있습니다. 저는 전원주택이 우리의 삶에 많은 것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도시처럼 삶이 바쁘지 않습니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이라면 집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40평 전원주택에 겨울철 난방비 12만원


실제로 살아보니. 한 겨울의 난방비 한 달에 12만 ~ 14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따듯하게 틀어놓고 온수난방 역시 충분하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렇게 오히려 아파트에 비해서 더 따듯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건축법의 강화와 패시브 하우스의 자재들을 사용해 보면 40평의 전원주택에서도 10만 원 초반대의 난방비로도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90% 이상의 인구가 아파트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전원주택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습니다. 광고글에서는 모두 좋다고 장점만 말하지만. 건축주의 끊임없는 고민을 보게 되면 장점과 단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이번 정리를 통해 전원주택을 꿈꾸는 분들께 힘을 보태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설계에 대한 고민과 집짓기 공부를 위해 떠나는 여행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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