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한다는 것.

by 김준태의 인사이트

나는 말하는 게 번거로울 때가 많다. 왜냐하면 대부분 실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을 만나면 무언가 말하게 된다. 질문하면 대답을 해야 하고. 대답하면 질문을 해야 한다.


그런데 나도 내가 말하고 나서 말이 안 되는걸 대부분 느낀다. 그래서 아예 더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하곤 한다. 물론 농담 안에는 진담이 있다. 아이들은 이런 방식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린 친구들하고 잘 노나 보다.


그나마 쓰는 것은 좀 낫다.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긴 시간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시간이 지나면 틀린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내 이야기는 그런 수준이다.


어차피 틀릴 이야기. 그리고 나이가 먹을수록 편견과 아집으로 인해 시야는 좁아지니. 나이가 들 수록 왜 입을 다물라고 하는지 알겠다.


나의 헛소리 조차 좋아해 주는 아내와 딸이 고마울 뿐이다. 시골에 있지만 이 헛소리를 듣겠다고 서울에서 찾아오는 이들도 고맙다. 그렇다고 기대에 부응하긴 어렵다. 난 그런 수준이기 때문이다.


틀리는 걸 좋아하지 않으면 나는 한마디도 할 수도 없다. 단지 틀리더라도 그걸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자신이 느끼기에 맞더라도 남이 틀렸다면 고민은 해본다. 그런데 맞고 틀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아는 것은 대부분 틀렸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틀린 게 밝혀지는 게 과학과 철학 사회적 관념들이다.


그럼 어차피 틀릴 거 왜 사냐. 왜 말하냐 하지만. 생명이 붙어있는 한 우린 그걸 반복할 수밖에 없다. 살아있기 때문이다. 멈추는 건 오직 이곳을 떠날 때일 뿐. 그전까지는 자신의 몫에 따라 열심히 주어진 걸 할 뿐이다. 틀렸다면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맞춰보려는 것.


오늘도 나는 내일 틀릴지 모르는 많은 말을 하며 산다. 그게 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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