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 데 콩은 날까

by 김준태의 인사이트

콩 심은 데 콩 난다는 속담은 인과관계를 분명히 한다. 결국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콩을 심으면 콩만 날까? 자녀를 낳아보면 형제마다 아롱이다롱이 다양한 각양각색이다. 그러니 우리가 태어나서 같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도 완전히 다른 삶이 펼쳐진다.


콩은 유전적으로 콩만 낳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전자도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통해 발전한다. 세대가 갈수록 진화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형제끼리도 다른 모습의 결말에 이르는 것과 유사하다.


우리가 삶에서 씨를 뿌리는 데 있어서 인과관계만 100프로 믿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1. 사람들한테 잘하면.

2. 공부를 잘하면.

3. 일을 열심히 하면.

4. 연애를 열심히 하면.


등등. 여러 가지를 열심히 하지만 우리는 싸우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 모든 실패과정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분명 나는 좋은 씨를 심었을 텐데 말이다.


결국 우리가 좋은 씨를 뿌렸다고 해서 좋은 결과로만 돌아오길 기대하는 건 짧은 시각에 거 오는 편견이다. 물론 좋은 씨는 좋은 열매가 맺히기도 하지만 흉년이 들기도 한다. 우리의 삶 역시 흉년과 풍년의 반복일 뿐이다.


대부분 한방에 무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될수록 더 큰 한방을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엄청난 교육적 압박을 해보자. 공부는 잠시 잘할지 몰라도 엇나갈 확률이 높다. 인과관계적 관점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 이 경우엔 우리가 실패와 성공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더 중요한 것을 알려준다.


어차피 실패해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 성공한다고 해서 생을 마감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이 모든 일을 겪으며 살아야 한다. 좋은 결과만 바라면 실망만 매번 하며. 좋은 기회가 온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계속 받기만 하게 된다.


우리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실패하면 야단맞고. 점수가 깎이고. 절대 하면 안 되는 일로 여김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연애도 사업도 공부도 실패한 적이 많은가 성공한 적이 많은가.


결국 답은 정해져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받아들이는 것 밖에 없다. 성공과 실패는 우리가 때와 장소를 결정할 수 없다. 우린 기다리고 바라보는 것만 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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