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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Jan 03. 2020

철학 없는 나라에서 살기

어린 시절 철학을 하면 굶어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은 공업화에 성공했고. IT강국에 이르는 길도 성공했다. 그렇게 우리는 기업의 성공신화를 들으며 자랐다.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갖고 그 길이 답인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가족의 해체.

청년실업 문제.

노년의 삶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둘러싸여 있다.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을 하기보다는 오직 과거의 경제부흥을 떠올리며 살고 있다.


그 경험을 했던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는 갈등하고 있으며 이을 수 있는 접합점 조차 없다.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철학인 것 같다. 중국의 제자백가 시절 나라 상황은 춘추전국시대였고. 수백 년간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태평성대는 환상의 나라로 여겨졌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에 필요한 답을 내놓기 위해 철학을 연구했다. 한국이 지금도 신봉하는 유가의 철학. 법가, 노장 사상, 묵가 등등. 수많은 답이 제시되었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그 값어치를 하고 있다.


우리의 성공모델은 일본의 경제부흥 카피캣이었다.


고도성장과 함께 맹렬히 상승했던 일본은 오일쇼크 이후 갈피를 잃었으며. 마지막 부동산 쇼크로 무너졌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상황이 나을까? 우리는 아쉽게도 일본이 했었던 G2에 해당하는 경제부흥까지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는 일본식 롤모델이 아닌 한국 안에 있는 문제를 놓고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철학은 호기심에서 나온다. 그리고 기존의 가치관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 답이 맞는지 진지한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


나는 한국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어려움으로 인해 철학이 발달할 기회를 얻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경제 부흥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끝은 일본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철학을 가지면 왕따를 당한다. 이 왕따 역시 일본의 문화다. 집단 따돌림으로 불리며 90년대를 강타했고 한국에서는 10년 뒤 유행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을 세워야만 한다. 이유는 상황이 어려울수록 무언가 믿는 힘으로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믿는 것들은 무엇인가? 종교인가. 그렇다면 종교의 힘이 나를 온전히 버티게 해 주는가? 그 진리대로 살고 있는가?


나 역시 맹목적인 종교에 빠져든 적이 있었다. 그런데 믿음대로 살 수록 나 혼자 그렇게 살고. 오히려 교리대로 사는 나는 따돌림을 당했다. 말씀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는 것이 당연했고. 난 그곳에서 나와 나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삶에는 모순이 없었고. 나의 철학을 고민하고 세우기 시작했다.


철학이 없는 사회는 견딜 수 없게 된다.


남의 말에 휘둘리고.

다른 사람들이 철학을 갖는 것을 존중할 수 없다.


한국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부흥과

경험하지 못했던 몰락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기저기서 이전에 없었던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만 도마뱀 꼬리 자르듯 외면한다. 약할수록 이 사회에서는 다시 일어서기 힘들다.


그렇게 그렇게 무너지던 것들이 중산층의 턱 밑까지 올라왔다. 그럼에도 사회도 개인도 아무런 대비가 없다.


경제는 이미 이렇게까지 진행되었으니 지금 할 수 있는 철학을 되돌아보고 100년 뒤에도 값어치를 하는 진리를 세워야 한다. 더 이상 남의 것을 베껴서는 우리의 답이 될 수는 없다.


위기는 기회가 아니다.

위기는 위기다.


위기에는 무엇인가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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