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굶은 우리에게 희망이 되어준 와세다 대학교 앞 베이커리.
일본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는 바로 빵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빵집이 있지만. 대부분 프랜차이즈 빵집이라 개성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작은 개인 빵집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주택을 보러 다니면서 배고플 때마다 들어갔던 빵집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와세다 대학교 앞 빵집을 소개합니다.
원래는 걷는 거리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무 곳도 식당을 발견할 수 없어서 식사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곤 느낍니다. 우리나라는 정말 식당이 많은 편이라는 것을.. 30분 정도 걷는데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없었고. 공사장만 구경하며 계속 걸었습니다.
너무 배고파서 머리가 어지러워질 때즘에 발견한 곳이 와세다 베이커리 입니다. 일단 이름 앞에 '와세다'가 붙어 있으니. 와세다 대학이 바로 코 앞에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름이 와세다 베이커리 일뿐 이곳에서 좀더 걸어가야 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바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왜 있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식사가 절박해서 들어간 곳은 정말 기억에 남는 빵집이었습니다. 규모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빵집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빵의 윤기를 보나 향기를 보나 왠지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와세다 대학에 가서 학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빵을 먹을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서서 어떤 빵을 먹을까 계속 고민하다가 과감하게 집었습니다.
빵집의 규모는 작지만. 나름 다양한 빵이 구비되어 있고. 주력 품목을 분명히 하여 크로와상을 중앙 배치했습니다. 결국 이 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크로와상이 아닐까 추측을 했습니다. 물론 다른 빵들도 맛이 있어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죠.
아내는 옆에 있는 커피 머신에 관심이 있어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커피 용량은 작지만 나름 맛이 있어서 아내 역시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게 됩니다. 저는 다른 것은 필요 없고 당장 빵을 한 입 베어 물고 싶은 생각만 간절했습니다.
신오쿠보 역에서 와세다 대학은 결코 가깝지 않았습니다. 일단 지도만 확인하고 걸어갔던 제 실책이었지만. 와세다 베이커리를 만남으로 인해서 그 여정은 즐거웠던 추억으로 바뀌었습니다. 보통 빵집 안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안된다고 소리를 지를텐데. 이곳에서는 오히려 밖에서 셀카를 찍는 저희 부부를 촬영해주셨습니다.
여행자에게 이런 호의는 평생에 남는 추억입니다. 아침 내내 굶으며 걸었던 저희 부부에게 따듯한 커피 한잔과 빵 한조각은 잊을 수 없는 맛과 향기였습니다. 그리고 둘 사진이 별로 없는 여행에서 이렇게 빵집 풍경과 함께 얻은 사진 또한 큰 선물입니다.
우리나라에 방문한 해외 여행객들은 재방문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한번 방문하고 나서 재방문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그런가 고민을 해보아야겠습니다. 저는 관광객에게 얼마나 친절했을까요? 대답할 때 잘하는 영어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을 진심으로 반기는 태도가 아닌가 고민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