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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May 07. 2016

귀촌 전, 매일 돈을 주고 샀던 행복.

귀촌 후 달라진 소비패턴.

 양평에 내려오기 전에는 매일 택배를 받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택배를 받을 일이 많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는 산을 보고 걷는 것으로 풀고 있습니다.  삶이 달라진 것입니다. 저는 쇼핑을 어찌나 많이 했던지 VIP 등급 쿠폰도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왜 전 과거에 택배를 받는 일상을 행복해했을까요?


과거.


먼저 컴퓨터를 켭니다. 그리고 오늘은 어떤 딜이 올라왔는지 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스크롤합니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곳은 없는지 검색. 또 검색을 합니다. 심지어 이렇게 구입한 물건 중에 박스를 뜯지 않는 물건도 종종 있었습니다.


필요할 것 같아서 구입했지만. 언젠가 쓸 물건이었기 때문에 박스째 잠들게 된 것입니다. 혹여 필요해서 구입한 것은 조금 만져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물건은 새 로오는 물건에 의해서 우선순위에서 곧 밀려났습니다. 이렇게 늘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심지어 저는 리뷰를 쓰면서 포털로부터 파워블로거 TOP 100 인증을 받았습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하는 것에 도사가 되어갔습니다. 여기저기서 물건을 더 보내준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피곤한 TOP 100 파워블로거의 삶.


 물건 하나 구입해서 글을 남기면 수백 개의 리플이 달리곤 했습니다. 그 맛에 돈을 들여서 더 물건을 사고 또 샀습니다. IT분야에서 2위까지 랭킹이 등록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용해보는 물건만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허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신제품은 계속해서 나왔고. 신제품을 만져봐도 이전 같은 감흥이 없었습니다. 몇 년을 모으고 모아서 샀었던 물건의 감흥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습니다.


 매일 돈을 주고 샀던 행복은 계속해서 값을 올렸습니다. 저는 그 돈을 벌기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학자금이 있어도 갚기보다는 더 많은 물건을 갖고 싶어서 계속해서 샀습니다. 새로운 물건을 받으면 잠깐은 행복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길어야 일주일. 대부분 하루 이틀 내에 감흥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아내와 함께 즐기는 취미. 개미 구경하기. 집을 짓는 속도나 디자인을 보면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은근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다.

진짜 나에 대한 행복의 고민.


 귀촌 후에는 단 한 번도 택배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 부부는 꼭 필요한 식료품 외에 구입하지 않습니다. 간혹 천 원 마트에 가서 생필품도 하나씩 사곤 합니다. 그 외에 소셜커머스나 옥션, G마켓은 이용하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이전에 IT분야에서 활동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IT기기에 관심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나오는 신제품을 다 갖겠다는 미련한 목표는 사라졌습니다. 돈을 주고 행복을 구입하는 대신 그 돈을 덜 벌고 아내와 대화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집을 짓고 싶어 하는 동지들도 늘어나면서 이곳에 쓰는 글에 좀 더 신경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소비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TOP 100 인증이 없는 이 공간이 더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소박하게 만든 종이박스 살림살이와 월세 이야기가 더 제 행복감을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

핸드폰으로는 촬영하기 힘든 개미. 그래도 찍어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돌과 헷깔리지만. 그래도 분명 개미 몇마리는 돌아다니고 있다.
얼마나 가져야 행복할까?


 20년전 우리나라 가전제품의 발매 주기는 1년 단위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거의 분기별로 출시되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당시에 일본에서 분기별로 출시되는 제품을 보면서 깜짝 놀랐는데.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소비패턴을 바꾸고 있습니다. 조금씩 개량해서 편리하게 만들고 예쁘게 만듭니다. 그리고 꼭 바꿔야만 행복할 것처럼 광고합니다.


물질로 채울 수 있는 행복과 사람이 교감을 통해서 채우는 행복. 그리고 삶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누리면서 느끼는 행복 등 여러 가지 행복이 있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결핍이 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저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 늘 일에 시달렸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도 꿈틀거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을 벌면 벌 수록 더 쓰고 싶지. 알뜰하게 모아지진 않았습니다. 재밌는 일이지요. 더 벌면 더 모을 것 같은데 딱히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가구당 부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득 상승은 분명 있었는데 부채 상승이 더욱 가파르게 늘어납니다. 카드 대출과 생활비 대출도 늘어납니다.


불경기라고 하지만 백화점에 가면 사람이 참 많습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보면 최신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40% 이용자들이 1년 -2년 이내에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만 원에 육박하는 기기와 매달 내는 통신 이용료를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 할부로 나옵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보는 제비. 이 제비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다. 신나게 씽씽 날아다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 그렇게 10분 정도 바라보고 있으면 속에 있던 답답함도 사라진다.
0원 알뜰폰, 3년이 되어가는 스마트폰.


 저는 알뜰폰을 이용합니다. 한 달에 0원이 나옵니다. 무료통화가 50분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이전에 수리를 받다가 고칠 수 없다며 새것으로 보상교환받은 기기입니다. 약 20만 원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지출을 줄여도 제 삶에서 특별히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 돈은 안 써도 되는 돈이었는데. 반대로 그 돈을 쓰기 위해서 무언가를 계속하며 일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서 제가 소비활동은 해야겠지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데도 제가 팔아주는 것도 기업을 위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돈은 꼭 필요한 곳에 쓰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 일단 제가 덜 피곤하게 삽니다.


아내 역시 알뜰폰을 쓰고 있습니다. 기기를 받는 조건으로 만 원짜리 기본요금을 내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기가 무료이기 때문에 추가 요금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통화는 받는 용도로 사용하고 꼭 필요하지 않을 때는 전화를 쓰지 않습니다.

이번주에 진행되고 있는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 3000원짜리 산나물 전으로 기분을 냈다. 정말 맛있는게 다양한 행사였다.


무절제한 무제한 삶.


 우리 부부가 통신요금에서 10만 원에 가까운 지출을 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썼고 무제한 데이터 혹은 무제한 음성 등에 매혹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신기하게도 제가 무제한 요금으로 한 달에 수 백분의 통화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금 삶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어떻게 연락되는 사람은 다 연락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이용시간도 줄었습니다. 무제한 데이터를 얼마나 쓸 수 있는지 동영상 스트리밍에도 도전하고 이것저것 뉴스도 실컷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데이터는 필요할 때만 에그를 통해서 사용합니다. 에그는 집에서도 밖에서도 사용합니다. 결혼 후 3년 동안 저희는 집에 인터넷 회선 없이 살았습니다. 에그는 1만 원대 요금제를 사용 중입니다.


제한되니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용합니다. 스마트폰을 덜 보기 때문에 눈도 덜 침침합니다. 스마트폰은 카메라로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참 유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평 지역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지도를 이용해서 제 위치를 찾기도 합니다.

오일장과 비슷하면서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산나물 페스티벌. 이번으로 7회라고 한다.

돈. 도대체 얼마나 벌어야 할까.


이전 포스팅에서 돈 자체로 만족하려면 사람들은 약 30억 정도를 원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개인 중에서 30억을 현금으로 쥘 수 있는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을 해야 할까요? 그 돈을 버는 동안 가족이랑 온전히 대화는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심지어 그 이하를 버는 저로써는 돈의 가치라는 게 참 애매해 보였습니다. 과하게 좋아 보이는 것을 위해서 큰 돈을 들이고 반대로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삶을 전부 바치는 제 자신이 보였습니다.


매달 필요한 생활비가 있다면 더 줄이려고 합니다. 새나 가는 돈이 없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또 검증합니다. 아내는 영수증을 모두 모으고 가계부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일일결산을 통해서 얼마나 썼는지 점검합니다.


또 왜 이리 피곤하게 사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돈이라는 것 때문에 피곤하게 사는데. 만약 아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어느 기업이건 자금의 회전을 알지 못하면 그 기업은 얼마 가지 않아 망하게 됩니다. 저희 가정은 기업보다 적은 돈을 갖고 있는데 당연히 더 전략적으로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요?

왠지 풍선을 보며 아내와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씐난다 씐나~


자동차에 대한 고민.


 제 요즘 최대의 고민은 경차 한대를 구입하느냐 마느냐 입니다. 모두가 말립니다. 이왕 살 거 3,000만 원 정도 되는 제대로 된 차 한 대 마련하라고 합니다. 경차는 어디 가서 무시당하기 쉽다고 합니다. 그리고 돈이 없다고 하면 할부제도도 잘되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 또 저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그리고 결혼 초기 아내와 저는 할부제도는 이용하지 않기로 결혼 초기에 약속했습니다.


저는 저 금액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유지비로 인해서 수십만 원을 또 내야 하겠지요. 결국 보험비에 무엇 무엇을 다 더하면 저금은 고사하고 지출 or 빚만 늘어날까 고민 중입니다. 겁쟁이라고 놀리실지도 좋습니다. 저는 다른 게 걱정이 아닙니다. 그 돈을 버느라 아내와 대화를 더 못할까 봐 걱정입니다.


그래서 경차 정도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일본 경차는 1000만 원이 넘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경차는 훨씬 비쌉니다. 일본의 물가를 생각하면 왜 이리 우리나라가 경차는 더 비싼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고차를 알아보았습니다. 약 500만 원 - 700만 원 정도 합니다. 약간 용기가 생깁니다.


저 정도 금액이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집에 투자를 하는 것은 유지하기 편리하고 추가 비용이 들지 않도록 제대로 투자하는 것이지만. 차는 없어도 괜찮습니다. 심지어 땅을 보러 전국을 돌아다녔을 때도 차 없이 버스를 타고 다 찾아다녔습니다. 같은 돈이라고 해도 쓰기에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차에 대한 생각은 몇 년을 고민입니다. 이러다가 무리다 싶으면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죠.


형편에 맞는 삶.


 TV에 나오는 홈쇼핑 채널, 인터넷을 키면 나오는 여기저기 광고, 지인들의 무엇을 구입했다는 자랑 글, 파워블로거의 리뷰들.. 모두들 구매욕을 불사르게 만듭니다. 그런데 좋은 것은 사도 사도 끝이 없습니다. 아내와 저는 형편에 맞는 삶을 살자고 결심했습니다.


덕분에 적게 벌더라도 더 많은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집을 지으면서도 절감할 수 있는 직영공사를 선택하고 더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대형 하우징에 몇 천만 원을 더 내면 편하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좀 더 알아보고 노력하면 절감할 수 있으니 1년을 공부했습니다.


간혹 갖고 싶은 물건이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아내와 저는 실컷 구경하다가 바로 그 자리를 피합니다. 견물생심이라고 오래 보고 싶으면 구입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눈에서 멀어집니다. TV를 보지 않고 몇 년 동안 살다 보니 광고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신제품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야도 많습니다. 갖고 싶은 것이 줄어드니 일단 무엇을 구입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제가 입는 옷을 보면 대부분 소매가 뜯어져 있습니다. 지인들은 그거 얼마나 한다고 그렇게 사냐고 이야기합니다. 아마 누군가는 궁상맞게 산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사람들보다 아내가 가장 중요합니다. 쇼핑에 쓰는 취미를 포기하고 돈을 덜 법니다. 그리고 아내와 이야기를 더 많이 합니다. 아내 역시 이 삶을 존중해줍니다.


귀촌은 저희 가정을 이렇게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귀촌과 전원주택에 대한 이야기. '아파트를 버리고 전원주택을 짓다'는 현재 브런치에서 독점 연재 중입니다. 매거진을 구독하시면 무료로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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