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사람들.3
옷가게 최사장
-시장 사람들 3
이광
골목시장 옷집이야 한물가도 한참 갔지
예전엔 설 추석 단대목 짭짤했고
청바지 하루 너더댓 예사로 팔았는데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고 기다리며
벽시계 볼 때마다 꼭 벌 서는 기분이고
일없이 흘러간 하루 물새는 거 같았다
큰 욕심 안 부리고 천직으로 여겼다만
변하는 세상에서 변해야 사는 것을
옷장사 십여 년 세월이 재고로 쌓이구나
반값 세일 며칠 하니 밀린 월세 빠지고
점포 정리 왕창세일 골라잡아 이천원
손님들 들이닥치니 모처럼 신명난다
저거 봐라, 사람 없어 놀고 있는 땅이다
지난 번 고향길에 날 떠보던 형님 말씀
나도야 흙에 살리라 마음밭 일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