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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운'생각이 무엇인가요?

'나' 알기 프로젝트(2) : 나는 평생 '나'다운 선택을 하며 살았을까

by lay

살다 보면 원치 않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말 그대로 불가피한 상황. 내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고자 스스로를 단련하더라도, 그 모습을 시기한 누군가는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내고 있을 수도 있고, 일상에 안정을 부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더라도 하나의 사건으로 일상이 잠시 멈출 수도 있다.


우리는 늘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현재의 나는 과거 내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집약체라고도 한다. 같은 시간 대비 조금이라도 좋은, 옳은 선택을 내리고자 우리는 타인의 의견을 참고한다. 본래 사람은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주변의 의견 혹은 시선을 무시할 수 없다.


한 해를 기꺼이 마무리해 가는 요즘이다. 나 또한 불가피하게 마주한 문제 해결을 위해 주변인에게 여러 차례 자문을 거치며 각자의 정성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너 다운 선택을 해야 결정에 후회가 없어.'라는 이야기로 나의 듣기 시간은 마무리가 되었는데, 의문이 들었다. 결정을 내리기 일보직전이던 나의 선택을 되돌아보니, 그 선택엔 나 자신 보다 타인의 비중이 많았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 후회는 뒤따라오기 마련. 그럼에도, 아주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기 위한 '나 다운' 선택은 과연 무엇인가?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내 마음을 스스로 잘 알아차려주면 된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내면 깊숙한 곳의 진심. 그것만 찾아내면 되는 일이다.


근데 그 간단한 것이 왜 이리도 어려울까. 애초에 '나의 생각'은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시선을 참고해 도달한 결론이기 때문이다. 발버둥 칠 수록 깊게 빠져드는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 헤매듯, 순순한 나의 진심은 날이 갈수록 깊숙이 박혀 찾아내기가 어렵다.

혹시라도 내 선택이 틀릴까 봐, 내가 아닌 누군가는 답을 알고 있을까 봐 내 마음 보다 주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나를 위해 내어 준 사람들의 시간이 감사해 더 열심히 들어낸다.


'나'의 문제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객관적인 시선도 분명 중요하다. 상황을 직면한 내가 볼 수 없는 다른 측면의 상황을 바라봐주고, 내가 경험하지 않은 깨달음을 전해주기도 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알아주고, 나는 절대 알 수 없을 정보를 전달해 주기도 한다.


나 또한 최근 직면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나는 큰 문제일수록 여러 번 이야기해야 그 무게가 덜어진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애정을 묻혀낸 많은 답변을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정리하던 중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상대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의견을 들었을 때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지를 확인하면 그것이 본래 내가 원하던 결정과 흡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마음 또한 나이기에, 내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을 확인하니 생각보다 결론은 쉽게 나왔다.




무엇이든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옳고, 옳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결국 무수한 시간을 투자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의 책임은 오로지 나의 몫. 필요 이상의 이야기를 담지 않도록, 나의 필요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타인은 나를 살아내지 않고, 나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인식하는데 한계가 있다. 단면을 보며 전달하는 의견을 나 또한 단면으로 받아낼 필요가 있겠더라.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자. 피하지 말고 직면하자. 어찌 되었든 우리라는 존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내가 나를 자주 알아줄수록 스스로를 지키며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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