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되기부터 조회수 23만까지
작년 6월 우연하게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대해 알게 되었다. 뭔가 블로그보다는 조금 있어 보이고(?) Medium.com과 비슷해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오~ 나도 여기에 글을 한 번 써 봐야겠다' 하고는 별생각 없이 작가 되기 신청을 했지만 몇 글자 적어낸 글로는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없었다. (떨어지기도 하는 거였다니...)
'아, 아직 갈 길이 먼가 보다' 하고 한 동안 잊고 있다가 가을에 글밥님께서 리딩 하시는 아바매글(아무리바빠도 매일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며 다시 브런치 작가 되기에 도전해 보았다. 아바매글 과정 중에 '목차 꾸리기'를 하고 해당 글 몇 개를 써보는 과제가 있었는데 그때 작성해 둔 글과 목차 꾸리기 한 것을 토대로 브런치 작가 되기에 다시 도전해 합격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제출한 글이 일관성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브런치에 합격하기만 하면 글을 많이 올리게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못했다. 왠지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익숙지가 않았고, 글을 잘 쓰시는 분들만 모여 계시는 것 같아 내 글을 내놓기가 부끄러웠다. 여기선 글쓴이를 '작가'라고 부르지 않나? 이름부터가 부담스러웠다. 3개월이 지나도록 1~2개의 글만 겨우 올려놓고 나의 브런치는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2021년 1월 아바매글에 브린이를 위한 브런치반이 신설된다는 소식을 들었다.'이참에 브런치를 수렁에서 건져 올려 보자'는 마음으로 얼른 신청했다. 글밥님의 리딩에 따라 브런치 세팅부터 재정비를 했다. 그냥 내 실명을 쓰던 브런치 작가명을 내 특징이 잘 드러나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소개와 이력도 다시 정리했다. 매거진도 새로 만들고 어떤 글을 쓸지도 미리 계획해 보았다.
함께하는 아바맨(아바매시리즈에 참여하는 동료들)들과 함께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글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하루 글을 쓰고 다음날엔 퇴고해서 발행했다. 중간에 글의 제목을 바꾸는 연습도 했었는데, 평상시 제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던 나로서는 이 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어느 날 '엄마가 로또에 당첨됐다'(글밥님께서 피드백해주신 제목)이라는 글이 다음 메인에 올라가며 갑자기 조회수가 확 올라가는 일이 생겼다. 맨날 조회수 3,7,11, 20 이러던 내 글이 조회수가 갑자기 3만, 4만으로 올라갔다. 다음 메인 효과가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아바매글 다른 동료님들도 다음 메인에 줄줄이 오르며 우리는 서로 축하하고 축하받으며 글쓰기를 이어갔다.
두 번째로 나의 글이 다음 메인에 올랐다. '처치 곤란 바나나 이렇게 해보세요'라는 글이 이번엔 다음 메인과 카카오 #탭에 글이 함께 오르며 글의 조회수가 19만까지 올라갔다. 내가 쓴 글이 이렇게 많은 사람한테 읽히다니 정말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바맨들께서 축하해 주시고, 많은 분들께서 읽어주시니 너무 감사한 마음과 함께 부족한 글재주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 같아서 부끄러운 마음이 함께 들었다. 그렇지만 가끔 이런 이벤트는 지루할 수 있는 글쓰기를 이어가는데 비타민 같은 활력소가 되기도 하는 듯하다.
지난 1월 내 브런치는 그동안 블로그에 쓴 글 까지 다 합해도 닿을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내가 글을 잘 써서 다음 메인에 올라갔다고 절대 생각하지는 않는다. 제목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편이었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1월 아바매글 브런치 반을 마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글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있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글'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글이면 가장 최고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그렇진 않은듯하다. '사람들이 관심 가질만한 글을 쓰는가', '내 만족을 위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가'는 글쓴이가 글쓰기의 목적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기를 쓰듯 기록을 위해서 남기는 글이라면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게 맞지만,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어줬으면 한다면 독자를 고려해 글을 쓰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흥미가 생기는 제목을 붙이고, 읽기 편하게 글을 구성하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을 쓰고, 사람들이 관심 가질 내용과 보편적 공감대를 가진 글. 그런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내 글쓰기 연습의 목적이 될 것 같다.
내 글쓰기의 목적지까지 아직 갈 길이 아직 험난해 2월에도 아바매글 브런치반을 신청했다. 브런치 세팅은 1월에 했으니 2월에는 꾸준히 글을 발행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작년부터 써오던 미국 생활 이야기는 사실 여러 사람이 좋아할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무리를 짓는 마음으로 계속 발행할 예정이고, 일상에서의 다해일기 이야기들도 조금씩 이어가 보려 한다. 다시 한 달 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