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이 교무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문 손잡이를 끝까지 잡지 않은 채, 마치 원반을 아주 멀리 던지려는 사람처럼 문을 확 열어젖히며 들어온다. 문이 벽에 부딪쳤다. 불협화음이 일어나 ‘꽝’ 소리를 냈다. 너무 듣기 거북한 소리였다. 벽에 부딪친 문은 튕겨 나오며 제자리를 찾아갔다. 문이 저절로 닫힌 것이다. 얼마나 강한 힘이 문에 가해졌으면 저절로 제자리를 찾아갈까,란 생각을 했다.
들어온 학생은 회색 후드집업 주머니에 손을 넣고, 에어팟을 귀에 꽂은 채로 담임을 찾아갔다.
“교무실에 들어왔으면 인사부터 해야지.”
담임이 학생을 쏘아보며 말했다.
“안냐세요.”
학생은 위아래로 고개만 까딱하면서 건성으로 인사했다. 여전히 손은 주머니 안에 있었다.
“너, 그리고 에어팟 안 빼? 어른이랑 대화하는데 ··· 아주 기본이 안 됐네.”
격앙된 목소리로 담임이 말했다.
“노래 안 듣고 있는데요? 노래 안 나오는데요? 그래서 말소리 다 들리는데요?”
학생이 틱틱대며 동문서답으로 말대꾸했다.
누가 이상한 걸까, 누구의 잘못일까?
학생의 ‘개성’을 이해 못 한, 받아들이지 못한 교사의 잘못일까? 아니면 강한 ‘개성’을 표출한 학생의 잘못일까?
그것도 아니면 ‘누구’의 잘못일까?
- 작가 이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