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맛집 여행
하몽 (Jamon)
하몽은 스페인의 대중적인 전통 요리이다. 하몽은 돼지의 뒷다리를 소금에 푹 절인 다음 몇 년에 걸쳐 그늘에서 건조해 만든 햄이다. 옛날 전쟁용 식량으로 만들어진 것이 발전해 일반 가정에까지 퍼진 케이스다. 15세기 무렵 스페인이 식민지를 개척하던 시기, 스페인 군대는 굳이 불을 지필 필요 없이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하몽이다. 돼지를 숙성시켜 만든 햄은 당시 군인들의 전쟁 식량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하몽은 돼지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크게 차이난다. 슈퍼마켓에서 팔고 비교적 저렴한 하몽은 ‘하몽 세라노’라고 한다. 흰 돼지로 만들거나 여러 종이 섞인 돼지로 만든 하몽을 의미한다. 최고급 하몽은 ‘하몽 이베리코’라고 한다. 스페인의 북부 지방의 흙돼지로 만든 돼지로 하몽 중 최상급으로 여긴다. 하몽 이베리코 중에서도 야생 도토리로 먹여 키운 흙돼지를 하몽 이베리코 베요따라고 한다. 하몽의 맛과 질에 따라 바(bar)와 레스토랑의 품격도 다르게 평가된다. 그래서 많은 가게에서 하몽을 더욱 까다롭게 선별하고 보다 품질 좋은 하몽을 들여다 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리조 (Chorizo)
하몽만큼이나 어느 시장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햄이 바로 초리조이다. 짙은 붉은 색깔을 띠는 초리조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소시지로 하몽에 비해 좀 더 짭조름하고 매운 편이며 두툼한 식감이 느껴진다. 초리조는 중세시대부터 유행한 햄으로 돼지고기를 숙성시켜 오랫동안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이다. 대중적으로 많이 파는 햄은 오랫동안 건조시켜 말린 초리조이다. 바싹 마른 초리조는 하몽처럼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곁들여 먹기도 하고 길거리 군것질거리처럼 종이봉투에 싸줘 돌아다니면서 먹을 수 있도록 판매하기도 한다. 반면 건조가 덜된 초리조는 반드시 불에 익혀 먹어야 안전하다.
살라미 (Salami)
요리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초리조와 살라미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할 것이다. 겉모양은 비슷한 것 같은데 어느 정육점에서는 살라미라고 하고 어느 정육점에서는 초리조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살라미는 이탈리아의 전통 햄으로 고기를 소금에 절여 만든 소시지이다. 육류를 소금에 푹 절여 건조시키는데 보통 매운 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향신료를 많이 넣는다. 살라미가 전 유럽으로 퍼지면서 이웃 국가들은 각자 새로운 형태의 살라미를 만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초리조이다. 초리조는 돼지고기만을 사용해 만들고 파프리카로 전체적인 양념과 간을 맞춘다. 반면 살라미는 주로 마늘을 사용해 매운맛을 내고 돼지고기, 닭고기 등 다양한 육류로 만든다. 일반적으로 살라미는 완전히 건조된 상태로 먹지만 초리조는 일부 건조되지 않은 것도 있다.
프로슈토 (Prosciutto)
프로슈토도 살라미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의 숙성 햄이다. 초리조와 살라미처럼 하몽과 프로슈토도 겉모습이 비슷하여 어떻게 다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만드는 법도 하몽처럼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수년 간 숙성하여 만든다. 하지만 사용하는 돼지의 품종이 다르다. 하몽은 주로 흑돼지로 만드는 반면 프로슈토는 흰 돼지로 만든다. 스페인에서는 도토리를 먹인 돼지가 최상급으로 인정을 받는 반면 프로슈토는 밤을 먹인 돼지를 최상급으로 친다. 또 프로슈토는 숙성할 때 돼지의 발굽을 모두 없애고 숙성하는 반면 하몽은 돼지의 발굽을 남겨두고 숙성한다는 점도 서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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