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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May 08. 2023

독립출판, 책 포장을 해야 할 시간

출간하면 모든 게 끝일줄 알았는데...

약 5곳 정도 독립서점을 선별하여 입고 메일을 보냈다. 입고 메일을 보내고 어떤 책방은 하루 만에, 또 어떤 책방은 일주일이 지나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입고 가능하다는 메일이 어찌나 반갑고 소중하였던지. 나는 서울에만 입고하는 걸 원치 않았다. 가급적 여행을 하면서 만난 독립서점 위주로 입고 메일을 보냈었는데 답장이 올 때마다 여행 기억이 떠올라 더욱 기뻤던 기억이 난다. 

먼저 전주에 있는 책방에서 연락이 왔다. 나도 전주 여행을 하면서 마음이 여유로워서 그랬는지, 여행 중이라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이 책방에서 책을 7-8권 한꺼번에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책방지기께서 어머님이 만드신 수세미라고 하시면서 선물로 주셨는데 그 마음이 참 정다웠다. 아마 나를 기억하시진 못하시겠지만, 내가 참 정겨운 책방이라고 생각했던 곳에 애지중지 만든 책이 입고된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다시 전주로 여행을 가서 직접 책을 전달하면 가장 좋으련만, 임신 중이라 차를 타고 장시간 가는 게 참 조심스럽다. 결국 지방에 있는 서점들은 우편 배송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책은 디지털 컷팅이 되어 있어 독특하긴 하지만 찢어지기가 쉬웠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 권 한 권 포장이 절실했다. 책을 어떻게 포장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 접착식 투명 봉투가 생각났다. 투명 봉투를 구하러 다이소로 가야 하나 문구점에 가야 하나 고민을 하다 책 사이즈에 맞는 봉투를 찾기 어려울 것 같아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기로 했다. 쇼핑창에서 'OPP봉투'라고 치면 여러 사이즈의 접착식 봉투가 나온다. 책의 사이즈가 16*21mm라서 이 사이즈에 맞는 접착식 봉투를 찾아보니 12장에 860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해 책의 수량만큼 구매를 하였다. 배송도 바로 다음날에 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이틀간 배송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도착한 순간, 깜짝 놀랐다. 직접 포장지 안에 책을 넣지 않은 채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서 그런지 포장지가 너무 작은 것이었다. 딱 맞는 정사이즈에서 1~2cm 정도 여유가 있으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건만 택도 없었다. 결국 하나도 사용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반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워낙 저렴한 단가라 사실 반품을 하면 택배비가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지만 80장이 넘는 비닐봉지의 사용처가 딱히 떠오르지 않아 과감히 반품을 하였다. 


반품을 하고 가로 세로의 길이가 약 8cm 이상 큰 봉투로 구매를 하였다. 봉투를 구매하고 또다시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이어졌다. 서점과 약속했던 시간도 있고 너무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 되는대로 얼른 다이소에 가서 포장지를 구매하였다. 다이소에는 접착식 포장지는 없었고 큰 전지만 한 사이즈의 사각형 모양의 비닐만 있었다. 아쉬운 대로 대형 포장지를 구매해 10년 만에 책을 하나하나 포장하기 시작하였다. 



너무 오랜만에 포장을 해서 그런지 포장은 재단부터 쉽지 않았다. 비닐이라 가위로 잘 잘라지지도 않을뿐더러 잘라도 삐뚤삐뚤 오려졌다. 하나 포장을 할 때마다 기진맥진이었다. 그래도 뚝딱 포장 하나가 완성되면 그럭저럭 봐줄 만해 뿌듯했다. 이렇게 총 10권을 한밤중에 직접 자르고, 오리고, 스카치테이프를 붙이고 해서 포장을 완성하였다. 


각 서점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적으로는 1권의 샘플책이 필요했다. 샘플책은 포장을 안 해도 돼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투명 포장지로 포장하는 게 힘들수록 접착식 포장지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무려 50여 권을 직접 포장해야 하는데 눈앞이 캄캄했다. 집안은 난장판이고 내 체력은 급격히 떨어짐에도 전지만 한 사이즈의 투명 포장지를 오려 10권의 당일 포장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Island of Spain, Lanzarote는 아래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입고처는 계속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 스토리지북 앤 필름

- 에이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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