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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Jul 10. 2023

인천아트북페어에 참여한 후기

Island of Spain, 북페어에 참여하다



5월에 큰 나무 작가님과 식사를 하다 '인천아트북페어'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홀몸이 아닌지라 작년이나 재작년처럼 열심히 대외활동을 할 수 없어 고민을 하다 6월 정도면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어 참여하기로 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겸사겸사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 구경을 한꺼번에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원하는 북페어라 정성스레 지원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자명을 뭐라고 할까? 여행이야기? 여행책작가? 참 이름 짓기가 어려워 망설이다 그냥 내 이름으로 올렸다. 시간이 지나니 참여 가능 연락을 받았다. 재미있게도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작가님도 계셔서 나는 결국 '정희 A'로 참가를 하게 되었다. 




부스 꾸미기

시간이 지나 6월 10일이 금방 다가왔고, 디스플레이를 위해 책 10권과 엽서들을 챙겨 서울에서 인천으로 향하였다. 행사가 열리는 장소는 '코스모 40'이라는 공간이었다. 폐건축물을 다시 재창조하여 쓰이는 독특한 공간이었다. 오전 10시 정도 도착하니 벌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아직 시작하기 전이라 셀러분들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름 순서대로 1층과 2층을 나눠서 사용을 하였는데 나는 2층을 배정받았다. 이렇게 이름 순서대로 배치를 하는 줄 알았다면 'ㄱ'이 들어가는 이름으로 신청할걸 그랬나 보다. 2층 계단은 어떻게 올라가는지 잘 보이지도 않고 무엇보다 짐을 들고 올라가는 게 참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2층에 위치한 내 자리는 안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미 내 양 옆의 작가님들은 이미 세팅을 완료해 한눈에 독립출판물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얼른 세팅을 하려고 보니...가장 중요한 테이블보를 놓고 온 것이다. 결국 빼곡히 책을 쭉 진열하는 것으로 대체하였다. 책을 깔고 엽서들을 빼곡히 올려놓으니 그런대로 준비한 티가 나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찾아오시기 시작했다. 외국인도 더러 있었고 데이트하러 나오신 손님들도 많았다. 셀러로 참여하신 작가님들도 구경하시러 나오시기도 하셨다. 한가할 때는 나도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들을 구경하러 다녔다. 외국어 공부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독립출판물 중에는 외국어 공부를 한 경험담이 있어 바로 구매를 하였다. 중국어 공부를 하셨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공부 후기를 읽으면 내가 괜히 공부를 한 것 같은 뿌듯한 감정이 느껴져 대리 만족을 하게 된다. 



셀러는 낯설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행사에 참여한 목적은 어찌 되었든 책을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이지만, 아직도 소통이 어색하다. 사람들이 내 앞에 와서 책을 들춰보면 책을 설명해야 하는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처음에는 의욕에 넘쳐 열심히 설명을 해드렸지만, 이상하게 내가 설명을 힘줘서 하면 할수록 책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떠나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지나치게 설명을 하려고 하기보단 내게 직접 물어보거나, 말을 거는 분들에게 나도 같이 대화하는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게 되었다. 처음 페어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여전히 셀러는 낯설다. 



새로운 도시에 나들이 간다는 생각으로 참여해 보기

내 책을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건 참 귀중한 일이다. 누군가 내가 만든 책에 관심을 가져주는 경험을 하는 것도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 행사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생각보다 책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꽤 기분 좋은 경험이기도 하다. 


여기에 덧붙여 다른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페어에 참여한 김에 주변 여행까지 하게 되면 알찬 하루를 만들 수 있다. '인천아트북페어'라 인천의 맛집들을 두루두루 다녔었는데 말로만 들었던 '청실홍실'을 직접 가보니 만두가 입에 살살 녹았다. 인천에 위치한 '문학소매점'이라는 독립서점도 가보았다. 문학 위주의 큐레이션과 선물 포장이 근사해 페어를 준비하며 긴장했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인천아트북페어에 참여하길 잘한 것 같다. 내 책을 한 명이라도 더 소개하고, 알게 하는 기회를 마주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누군가 '책'을 주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뜻깊은 일이다. 요즘 책을 읽는 사람들이 없다, 책은 사양산업이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페어는 책만큼 귀중한 사람을 알게 해 준다. 책이라는 매개체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없어도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간다고 생각한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독립출판 행사만큼 재미있는 행사가 또 있을까 생각해 본다. 

 


Island of Spain Lanzarote 입고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서울 중구 : 노말에이 @normala.kr, 스페인 책방 @spainbookshop

서울 용산구 : 스토리지북 앤 필름 해방촌점 @storagebookandfilm ⁠

전북 전주시 : 에이커북스 @tuna_and_frogs

살림책방 @sallim_books

전북 군산시 : 조용한흥분색 @colors.ordinaryday

광주광역시 : 러브앤프리 ⁠@lovenfree_book

부산광역시 : 스테레오북스 @stereobooks

제주시 : 라바북스 @labas.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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