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남편은 나의 꿈
혼자 독립해서 나와 살다 보니 느끼는 게 하나 있다. 남들 집에 얹혀살았던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완전히 독립해 나와 사는 건 이번 생에 처음이기 때문이기도 한 가 싶은데.
집안일은 나랑 너무 잘 맞는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어제 먹다 남긴 과자 봉지와 음료수 들을 정리하고,
이불을 갠다.
주중에 바빠 미처 하지 못한 수건 빨래를 돌리고,
내 옷과 운동복 등 앞으로도 돌아갈 빨래 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요즘 부척 날이 추워져서 본가에 들러 옷을 가져온 뒤에,
빨래할 것들은 빨래를 하고 스타일러에 돌려도 괜찮을 법한 것들은 스타일러에 돌린다.
다시 스타일러를 쓸 계절이 돌아왔다.
마침 밥도 다 떨어져, 쌀을 씻고 밥도 짓는다.
내 책상으로 돌아와 오늘 해야 할 것들을 가방에서 꺼내놓고,
건조기의 먼지를 떼어내 다 돌아간 수건 빨래를 말릴 준비를 한다.
널려 있던 빨랫감들을 개어 놓고,
어제 벗어 휙 던져놓은 옷들을 다시 옷장에 건다.
이게 모두 오늘 아침 1시간 안에 발생한 일들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은 해도 해도 너무 좋다. 글을 쓰고 있는데 수건 빨래가 다 돌아가 버렸다. 수건 꺼내러 이만 가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