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7 꿈많던 직장과 마지막 출근 전날 밤

그래서 퇴사하다.

by 손바닥

안녕? 첫 직장이어서 난 더 열심히 하려고 했어. 순수하게 사람을 믿기도 했고 울고불고 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했어.


하나부터 열까지, 메일을 보낼때 조차 상사의 고함을 생각해야 했고

아침 회의부터 듣는 막말에도 갈수록 의연해 져야 됐어.


하하호호, 회식자리에서는 농담 속에 섞인 비수 담긴 말을 웃어 넘겼어. 상사의 성적 발언조차 '술자리' 라는 이름으로 마음에 묻어야 했지.


미련하게 참고 버티면 나도 언젠가 일 잘하고 멋진 회사원이 될 줄 알았지. 지금 못하는건 당연한거고 그래서 다른 사람은 충분히 나에게 윽박지를 수 있다고 생각했어.


무슨 일이 되었건 내게 주어진 일이 있다는 건 행복한 거닌깐 신입사원이라 일은 못하지만, 적어도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어.


하지만 열정과 사기를 꺾는 막말과 내게 주는 150만원이라는 월급이 아깝다고 말하는 상사에게 더 이상 뭘 보여줘야 할지 모르겠었어


'월급받기 미안히지 않냐' 라는 말을 들을때면 가끔 참 서럽기도 했어. 뭐 지나간 일이니 이쯤에서 혼자 가슴에 묻어야 겠지.


그런 상사도 상사라고, 우리팀 팀장님이 짤리고 나니 이젠 회사에서 팀 자체를 없애겠다고 했어.


여러 의견을 수렴해 결정 한거라고 하셨지. 물론 나도 팀을 유지는 하고 싶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겠다고 답했었어. 당연한 결과였지. 아마 팀장님이 짤린 시점에서 팀이 옳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는게 불안에서 확신으로 바뀌었고

그랬으니 대부분 팀을 없애는 거에 동의를 했었을 거야. 나도 마찬가지 였어.


이제 내가 있던 팀은 없어. 6개월을 참 끈질기게 버텼는데 남는건 결국 '다른팀으로 전출' 심지어 그마저도 다른팀에서의 1개월의 테스트 기간이 있으며 일을 잘 못하면, 적응을 못하면 또다시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다는 대답이었어.


역시 고장난 헬기라도 낙하산 없인 뛰어내리닌게 아닌데, 팀장님은 이제 없고 우린 졸지에 안전장치도 없이 회사에게 선택을 강요 받고 있지. 남을건지 아니면 나갈건지.


약자고 권력이 없다는 건 참, 사회에서 너무 쉬운 먹이감이 되는거같아. 난 말야 그냥 열심히 일하며 즐겁게 월급받고, 월급날 퇴근하다가 올리브영에 들려서 평소에 가지고 싶던 립스틱 하나 마음편히 사는

그런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 되고싶었어.


안녕?

나는 부당한 처우를 결국 '사회가 그런걸, 원래 회사가 그렇지, 내가 어쩌겠어' 라고 생각하는 그저 미련하고 바보같은 사람이야.


안녕. 그래서 나도 이번엔 회사의 결정말고 스스로 선택 해보려고 해. 내일은 아마 사직서를 쓰겠지.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난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볼께. 좀 더 어렵고 힘들 수 도 있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회사도 있지 않을까?



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나를 만날 수 있는 삶이 되길.

어디서나 희망은 있는법, 두려워말고 흔들리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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