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6 허리디스크와 일상

건강이 최고라는 말은, 꼭 지나야 중요함을 알게 된다.

by 손바닥

한적한 카페에서 노래를 들으며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마무리 지어야 하는 일러스트 때문에 급하게 그림을 그리던 중이었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서니 갑자기 허리 아랫부분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너무 오래 앉아있었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마저 급하게 일을 마무리 지었다. 4~5시간 즈음 흘렀을까?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은 걷기 힘들 정도로 심해져있었다.


'오늘 무리했나 보다, 집 가서 파스 붙여야지'


서둘러 짐을 챙기고 집으로 향했다. 걷는 내내 허리가 아팠지만 무식한 게 용감한 거라고 꾸역꾸역 참으며 집으로 향했다. 결국 나는 다음날 일어나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했고, 급하게 집 근처 병원으로 향했다.


"손바닥 환자분, 들어오세요"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급하게 의사 선생님께 어제의 일을 랩 하듯 설명했다. 그리고 이어서 큰 한숨을 쉬며 '괜찮겠죠?'라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선 고개를 내두르셨고 mri 촬영을 권하셨다. 촬영을 하고 내가 받은 진단은 '허리디스크'였다.


그 날 후부터 허리가 미친 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앉아있을 때도, 걸을 때도 시도 때도 없이 아파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었다. 숙이지도 못할 정도로 허리가 아파오면서 혼자서는 땅바닥의 물건을 잡지도 못할 수준이 되어버렸다.


의사 선생님은 그저 지켜보자는 말만 하실 뿐 별다른 처방을 내려주지 않으셨다. 갑작스레 허리디스크라는 병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나는 건강한 삶의 소중함을 새삼 되새기고 있었다. 매일같이 방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있으니 하루하루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카톡-'

지이잉하고 시끄럽게 울며 카톡 소리를 내뱉는 휴대폰 덕에 겨우 몸을 일으켜 휴대폰을 잡았다.


'뭐해? 주말에 볼래?'


친구의 주말 약속 카톡, 이전 같으면 한 번에 ok를 했겠지만 내 마음과 달리 몸은 날 따라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니, 나 좀 사정이 있어'


몇 번을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사정이 좀 있어'라는 말로 약속을 회피했다. 사실대로 아프다고 말해도 되지만 젊은 나이에 허리디스크라는 것도, 친구의 호들갑도 썩 반갑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누워 빈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래서 어른들이 늘, 건강이 최고다!라고 하시는구나'

땅이 꺼져라 깊은 한숨을 쉬고 차분히 눈을 감으며 오지도 않는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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